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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26/07/07  계 경 석 기자 miskye@naver.com
[기자칼럼} 무너진 것은 재단인가, 부천 공공의료의 신뢰인가
부천시 공공의료와 노인 복지의 핵심 축인 부천시립노인전문병원과 부천시립노인전문요양원이 전례 없는 파국에 직면했다. 이 시설들을 위탁 운영해 온 대성재단이 최근 심각한 자금난을 이유로 법원에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하면서다.

당장 요양병원 환자와 요양원의 취약계층 어르신들은 '돌봄 공백'의 공포에, 현장을 지켜온 노동자들은 '고용 불안'의 벼랑 끝에 내몰렸다. 다행히 부천시가 위수탁 계약 해지 통보와 함께 자금 유출 혐의가 포착된 재단 관계자 3명을 업무상 횡령 등으로 형사 고발하는 등 강경 대응에 나섰지만, 이번 사태가 지역사회에 남긴 상흔과 과제는 결코 가볍지 않다.

이번 사태의 본질은 민간 자본의 방만한 부실 경영과 행정 당국의 관리·감독 소홀이 맞물려 발생한 전형적인 '공공위탁의 실패'다.

부천시의 특정감사 결과에 따르면, 마땅히 병원과 요양원 직원들의 임금, 약제비, 식자재비로 쓰여야 할 운영자금 수십억 원이 재단 법인 측으로 무단 유출된 의혹이 제기됐다. 이로 인해 현장에서는 직원들의 국민연금 등 4대 보험료가 수개월째 체납 및 의료소모품과 산소 공급, 식자재 대금마저 미납되어 공급 중단 위기에 몰린 것으로 알려졌다. 공공성을 최우선으로 해야 할 시립 시설이 막장까지, 시민들의 분노를 사고 있다.

더 큰 문제는 대성재단이 위탁운영을 맡은 지 불과 1년여 만에 이 지경에 이르렀다는 점이다. 지난 2024년 기존 운영사의 적자 누적으로 수탁기관이 대성재단으로 바뀔 당시, 부천시는 철저한 검증과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약속한 바 있다. 그러나 불과 1년 만에 기업회생 신청과 수십억 원대 횡령 의혹이 터져 나왔다. 이는 민간 위탁이라는 행정 편의주의적 방패 뒤에 숨어, '수탁은 하되 책임은 지지 않는' 부천시의 느슨한 감시망이 사태를 키웠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게 만든다.

민간에 운영을 맡겼다고 해서 공공의료에 대한 지자체의 책임까지 면제되는 것은 아니다. 위탁은 권한의 일부를 대행하게 한 것이지, 시민의 생명과 안전을 돌봐야 할 본연의 책무까지 넘긴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현재 보건의료노조와 시민사회가 부천시의 책임 있는 대책 마련을 강력히 촉구하고 나선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이제 부천시는 임시방편식 수습을 넘어 근본적인 해결책을 도출해야 한다.

먼저 단 한순간의 '의료 및 돌봄 공백'도 발생하지 않도록 부천시 중심의 비상 운영 체계를 확고히 해야 한다. 현재 시가 공급업체들과 협의해 의약품과 식자재를 임시 공급하고 있다지만, 재단 명의 계좌가 압류된 상황에서 노동자들의 임금 체불과 이로 인한 현장 이탈 가능성은 여전히 시한폭탄과 같다. 노동자의 고용 안정이 곧 환자의 안전한 돌봄으로 이어진다는 점을 명심하고, 새로운 건실한 수탁기관을 공모하거나 차제에 시가 직접 운영하는 '공공 직영 체제' 전환까지 염두에 둔 투트랙(Two-track) 전략을 신속히 집행해야 한다.

또한 철저한 법적 책임 규명과 함께 재발 방지를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수사기관은 고발된 재단 관계자들의 자금 유출 경로를 엄정히 수사해 사법 조치해야 한다. 아울러 부천시의회와 행정 당국은 향후 수탁기관 선정 시 재정 건전성 검증 배점을 대폭 강화하고, 수시로 자금 흐름을 들여다볼 수 있는 '상시적 모니터링 및 모기업과의 회계 분리 시스템' 구축을 골자로 한 조례 개정에 즉각 착수해야 할 것이다.

시립노인병원과 요양원은 단순한 수익 기관이 아니라, 민간 병원이 외면하는 지역 내 취약계층 노인들의 삶을 지탱하는 마지막 사회적 안전망이다. 이번 사태는 부천시 공공의료 시스템 전체를 리모델링하라는 엄중한 경고다.

부천시는 변명이 아닌 책임 있는 행동으로 입원중인 어르신들과 요양병원과 요양원 노동자들의 불안과 눈물을 닦아주어야 한다. 이번 위기를 공공의료의 신뢰를 회복하는 뼈아픈 이정표로 삼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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