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가 아프면 많은 사람들은 가장 먼저 “디스크가 터진건 아닐까?”라는 걱정을 한다.
허리디스크라는 말은 익숙하지만, 막상 통증이 생기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몰라 혼란스럽기만 하다. 쉬어야 할지, 움직여야 할지, 운동을 해도 되는지 판단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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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주병원 재활센터 팀장 한우영) |
재활의 관점에서 중요한 것은 단순히 “디스크가 터졌냐, 안터졌냐”의 문제가 아니다. 실제로 검사에서 디스크 소견이 있어도 큰 증상이 없는 사람도 있고, 반대로 영상검사에서는 뚜렷한 이상이 없어도 심한 허리 통증을 느끼는 사람도 있다. 그래서 허리가 아플 때는 병명보다 먼저 통증이 어떠한 양상으로 나타나는지 확인해야 한다.
허리디스크로 인한 증상은 흔히 허리 통증뿐만 아니라 엉덩이, 허벅지, 종아리, 발까지 이어지는 저림이 당김 등 신경학적인 증상을 동반한다. 디스크가 신경을 자극하면 허리보다 다리 쪽 증상이 더 불편하게 느껴질 수 있다.
반면에 허리 주변 근육, 관절, 인대, 자세 습관, 운동 부족에 의한 통증들은 신경학적인 증상보다는 허리만 아픈 국소통을 일으키는 경우가 더 많다.
그렇다면 허리가 아플 언제 움직여도 되고, 언제 쉬어야 할까?
먼저 움직여도 되는 통증의 양상은 다음과 같다.
가만히 누워 있을 때보다 천천히 걷거나 움직일 때 통증이 줄어드는 경우, 허리를 무리하게 숙이거나 비트는 동작만 피하면 일상생활이 가능한 경우, 움직인 뒤 통증이 오래 남지 않고 다음 날 더 심해지지 않는 경우라면 조심스럽게 움직임을 유지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이는 오래 걷기, 무거운 중량 운동, 윗몸일으키기처럼 강한 운동을 하라는 뜻은 아니다. 짧은 거리를 천천히 걷거나, 통증이 없는 범위 안에서 골반과 허리를 부드럽게 움직이는 것을 말한다. 재활에서 말하는 움직임은 통증을 참고 버티는게 아니라, 몸이 할수 있는 범위 안에서 기능을 회복하는 과정이라는 것을 잊으면 안된다.
반대로 움직임을 멈추고 병원을 찾아야 하는 통증도 있다. 움직일수록 통증이 빠르게 심해지는 경우, 허리에서 다리까지 저림이나 통증이 날카롭고 강하게 뻗치는 경우,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때 또는 배변을 할 때 다리 쪽으로 통증이 심해지는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이러한 증상은 단순한 허리 통증이 아니라 신경 자극과 관련된 통증일 수 있으므로, 무리하게 움직이지 말고 되도록 빨리 병원을 방문에 정확한 상태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특히 반드시 확인을 해야할 위험 신호도 있다. 대소변 조절이 잘 되지 않거나, 엉덩이 안쪽과 회음부의 감각이 둔해지는 경우, 발목이나 발가락에 힘이 갑자기 빠지는 경우, 밤에도 통증이 심하게 지속되는 경우, 넘어지거나 사고 등 외상 이후에 생긴 참을 수 없는 통증이 그렇다. 이런 신호들은 신경이 이미 눌리거나 손상되고 있다는 뜻일 수 있으므로, “일단 쉬어보고 안 나으면 병원에 가자”가 아니라 곧바로 진료를 받아야 한다.
허리에 통증이 생기면 많은 사람들이 하는 실수는 두 가지다.
하나는 무조건 누워만 있는 것이다. 통증이 심한 초기에는 휴식이 필요할 수 있다. 하지만 너무 오래 누워만 있는다면 허리 주변 근육은 약해지고 몸은 더 굳게 되버린다. 그러면 다시 움직이기 시작할 때 허리가 더 불안하고 불편하게 느껴질 수 있다.
또 다른 실수는 아픈데도 억지로 움직이고 운동하는 것이다. “허리를 강화시키면 낫는다”라는 말만 믿고 통증을 참으며 과도하게 운동을 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통증이 조절되지 않은 상태에서 강한 운동을 하면 회복보다 악화가 먼저 올 수 있다. 재활운동은 강하게 하는 운동이 아니라, 내 몸에 맞게 조절하는 운동이다.
허리 디스크나 허리 통증의 재활에서 중요한 것은 허리를 안쓰는 것이 아니라 허리에 부담이 덜 가는 방식으로 잘 움직이는 것이다. 오래 앉아 있는 시간이 많다면 중간중간 일어나 걷는 습관이 필요하다. 물건을 들 때 허리만 숙이는 습관이 있다면 고관절과 무릎을 함께 사용하는 방법을 익혀야 한다. 아침에 허리가 뻣뻣하다면 갑자기 큰 움직임을 하지 말고 가벼운 움직임으로 몸을 천천히 깨우는 것이 좋다.
통증은 무조건 나쁜 신호만은 아니다. 어떤 통증은 쉬라는 신호이고, 어떤 통증은 움직임을 조절하라는 신호이며, 어떤 통증은 생활 습관을 바꾸라는 신호일 수 있다.
그러니 통증을 무시하지도, 과하게 두려워하지도 않아야 한다..
허리가 아플때 제일 먼저 해야 할 일이 인터넷에서 운동법을 따라하는 것이 아니다.
내 통증의 양상을 잘 파악하고 언제 어떨 때 아픈지 잘 확인하는 것이야 허리 통증에 대한 재활의 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