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시의회가 2016년도 들어 1월 19일 첫 회기를 시작했다. 지난해 청렴도 꼴찌라는 불명예를 얻었기에 올해는 뭔가 달라질 것이라고 기대했지만, 그 기대는 첫 날 본회의부터 빗나갔다.

19일 본회의에서 김은주 의원의 청년기본조례안 심사부서에 대한 네탓 공방을 시작으로 운영위원장이었던 김정기 의원의 사퇴에 따른 운영위원장 선출을 두고 관행을 깨려한 일부 의원들 때문에 행정복지위원회는 회의도 열리지 못하고 파행을 겪는 일이 21일 오전까지 이어졌다.

회의를 연 재정문화위원회는 어떤가? 3개 안건을 다루는데 하루를 다 보낼 정도다. 안건과 다른 문제를 끄집어내 알맹이 없는, 지적만 있고 대안은 없는, 반복되는 질문, 시 탓 등이 주된 내용이다.

일부 의원은 그날 안건을 사전에 숙지하지 않은 듯, 안건에 대해 묻다 끝나기도 한다. 또 그날의 안건과는 전혀 무관한 다른 안건을 질문하거나, 지역활동 중 민원을 질문해 시간을 허비하기도 한다.  

특히 모 위원회에서는 사유 부동산 매입안을 다루는데 공시지가보다 더 높은 가격을 요구하거나 감당하지 못할 정도의 가격을 요구 할 경우 등을 따졌으나, 정부나 지자체 등 사유부동산 매입시 적정가격에 협상이 안 되면 수용하는 제도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공탁하고, 수용하고 행정대집행하면 되는 일을 걱정이 너무 앞서는 것이 아닌가 생각됐으며, 이에 관해 공무원이 명쾌한 답변을 하지 못한 것도 아쉬웠다.

이런 시의회의 모습을 보면서 ‘대안 없는 말잔치’, ‘취지를 잃은 심의’ '동네 싸움'이외에 무슨 할말이 더 있을까?

심의 중 기자가 느낀 의원 발언 관련 각각의 유형으로 나누어 보았다.

우선 ‘내가 모르는데 어떻게 심의해! 막무가내 형’, 자신이 안건에 대해 알지 못하는 것을 담당 공무원이 이해시켜주지 않음을 탓하며 윽박지르는형, 따라서 해당 사안에 대한 정보는 심의 전에 충분히 검토했어야 함에도 다시 설명하는 과정을 거쳐야 하기에 심의시간이 상당히 할애되는 경우다.

두 번째는 ‘발언이 꼬리에 꼬리를 무는 꼬리잡기 형’으로, 안건 심의과정에서 해당 상임위 위원장은 발언시간을 지켜 의원들에게 골고루 발언기회를 부여한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자신의 발언 시간에 이전 의원의 발언을 덧붙인다는 이유로, 도돌이표처럼 했던 말을 또 반복해서 발언, 이 역시도 시간이 할애되는 요인이 된다.

세 번째는 ‘이번 안건 말고 예전에 그 일, 들추기형’으로, 해당 회기에 올라온 안건 외의 것들을 질의하고 발언함으로써 설명 . 해명하는 심의 과정을 반복, 정작 심의 안건에 대한 핵심을 놓치는 것처럼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