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한 해 동안(8월 12일~12월 15일) ‘나는 삼식이다’ 10회를 연재해온 돌고래(필명)님은 국제협력기구 코이카를 통해 지난 해 12월 말부터 1년간 아프리카 에티오피아의 산업부에 중소기업진흥 자문단으로 봉사를 시작했습니다. 따라서 올해부터는 ‘삼식이, 에티오피아에 가다’로 새롭게 연재를 시작해, 아프리카에서 활동하면서 벌어지는 일상을 글로 담을 계획입니다.

<이어서 계속>새로운 방에서 하룻밤을 모냈다. 아침에 일어나니 모든 것이 새롭기만 하다. 어제는 좀 춥게 잤다. 아직 코이카 한국본부에서 공동안전용품이 도착을 하지 않아 오로지 내 몸의 열기로 내가 내 몸을 덥히고 자야만 한다. 할 수 없이 이 추위를 피하기 위해서는 집에서 가져온 얇은 오리털 점퍼를 입고 당분간 생활을 하여야 할 것 같다. 아프리카에서 왠 점퍼 그것도 오리털로 만든 것이라니 말이다.

이곳 에티의 날씨는 매우 건조하고 지대가 높다 보니 보통 10월부터 1월까지는 매우 춥다고 한다. 이것을 모르는 친구들이 내가 떠나올 때 하는 말이 이 추운 겨울에 너는 더운 열사의 나라에 가서 좋겠다고 했다. 그러나 모르는 소리. 집에서 가져온 반바지, 얇은 잠옷은 짐 가방에서 꺼내지도 못하고 있다. 저녁과 밤은 거의 초겨울 수준이고 낮에는 초 여름의 수준이라서 일교차가 10도 보다 더 이상 벌어진다고 보아야 한다.

▲게스트 하우스의 조식

어제 게스트하우스 안내데스크에서 알려 준 대로 5층으로 올라가 아침 식사를 하였다. 출장을 다녀본 선진 외국의 여느 호텔과는 비교를 할 수는 없다. 다만 이곳 에티라는 곳에서 팬케이크와 생 과일주스 그리고 달걀로 오믈렛을 먹을 수 있는 곳이 얼마나 될까 생각을 하니 그저 감사할 뿐이다. 세면을 한 후에 집을 나와 미니버스를 타고 사무소로 가야 한다. 내 귀에 사무소로 가는 미니버스 차장이 외치는 행선지 소리인 “카잔치스”가 잘 들려야 하는데 하는 마음으로 미니버스를 기다린다.

처음으로 나 혼자 사무소로 가야 하는 나의 마음과 비슷한 우스개 소리를 하나 하려 한다. 미국에서 초행길인 사람이 모처를 가려고 하여 지인에게 가는 방법을 물어 보았다고 한다. 지인 왈 개그린 버스를 타면 바로 갈 수 있다고 일러 주어 그 사람은 정류장에서 서는 버스의 버스기사에게 계속해서 물어 보았단다. ”개그린에 갑니까?” 하고. 모든 버스의 기사의 대답을 “No” 그리하여 다시 친구에게 전화를 하여 물어 보니 가는 방향이 “개그린”이 아니고 “개 그림이 그려진 버스” 라는 것이다. 그 곳에 가는 버스는 모두 한결같이 개 그림이 그려져 있었던 것이다.

나도 이곳에서 적응을 빨리 하려면 이들의 문화와 행동을 알아야 할 것이다. 그러나 다행인 것은 “개그린 버스” 처럼 게스트 하우스 앞의 거리에서의 양 방향 미니버스의 행선지는 각 방향에 하나 씩 밖에는 없다는 것이다 “카잔치스” 와 그 반대 차선에서는 “볼레” 뿐이라는 것이다. 그냥 내가 기다리다가 자리가 있는 미니버스를 세워서 타면 된다. 이 또한 이 게스트 하우스의 장점이 아닌가 한다.

▲카잔치스 거리

그래도 요 며칠 주말에 아디스 아바바를 돌아 다녀서인지 미니버스 차장이 외치는 “카잔치스”라는 말이 내 귀에 들린다. 신기하기만 하다. 숙소에서 카잔치스까지 미니버스 비용은 1.5비르이다. 그런데 미니버스의 차장이 2 비르 받고서 0.5비르를 거슬러 주지 않는다. 0.5 비르라 해 바야 우리나라 돈으로 30원 정도도 안 되는 것이지만, 안 주니 외국인이라고 해서 무시 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속인다는 느낌도 든다. 영어로 무조건 거스름돈을 달라고 해보지만 그래도 못 들은 척한다.. 그러자 옆에 앉아 있던 한 신사가 점잖게 이곳의 말로 이야기를 하자 그제서야 0.5 비르를 준다. 적은 돈이라서 안 받고 팁 정도로 주었다고 무시를 할 수 도 있지만, 내가 받아서 주는 것과 안 주면서 무시당한다는 느낌을 받을 때는 다른 것 같다.

사무소는 종점에 있어서 내리는 것도 걱정이 없다. 사무실에 도착하니 업무 파트너가 같이 일을 하는 직원들과 인사를 시켜 주고 임시로 일을 할 수 있도록 파트너 컴퓨터 책상에 작은 장소를 만들어주어 업무를 시작한다. 전 주에 약속하였던 사무 책상과 PC는 아직 준비가 되지 않았다. 어찌 되었거나 우선 쪽방 신세로 일을 시작을 하여 본다. 이곳 사무소에는 한국처럼 사무소에서 직접 운영하는 구내 직원 식당이라는 곳이 없다. 단지 건물 내에 외부인이 임대하여 들어와 현지 음식인 인젤라 만을 팔고 있는데 그 가격은 대략 15 비르(900원) 정도로 저렴하나 조금은 질과 맛이 떨어지는 문제가 있어서 자주는 이용하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인다. 그래도 현지 직원들과 어울릴 수 있는 좋은 장소라고 생각하여 자주는 아니지만 일주일에 한 두번 정도는 가야 하지 않을까 한다.

이곳의 크리스마스는 동방 정교의 절기에 따라서 1월 초이다. 우리와 마찬가지로 이곳의 크리스마스도 휴일이긴 하지만 우리네 처럼 떠들썩하게 케롤도 나오고 상가마다 선물로 넘쳐나지 않는다. 그냥 조용하다는 것이 맞을 것 같다. 이곳에 있는 몇몇 코이카 단원들과 크리스마스 전날인 이브를 즐기고자 전통 무용을 관람도 할 수 있고 전통 음식을 먹을 수 있는 식당을 찾아 나섰지만, 거리는 너무나 한가하고 그냥 일상적인 것 그대로 이다. 부쩍 되는 사람도 차량들도 없다.

들어간 전통 식당 또한 마찬가지이다. 음식이 나오고 무대에서 악사들이 나와 30분 넘게 이곳의 정통음악을 연주만을 한다. 이여 한 가수가 나와 이곳의 노래를 30분 가량한다. 무슨 내용인지도 모르겠고 지루하기만 하다. 그런데 이곳에 계신 분의 이야기가 좀 있으면 춤 공연이 있는데 흥이 나면 무대의 무용수들이 객석까지 내려와 춤도 추고 손님을 무대로 끌로 올려가서 이곳의 정통 춤을 추게 한다는 것이다.

드디어 공연이 시작이 되었다. 무대 뒤편에 악사가 연주를 하고 그 음악에 가수가 무대 옆에서 노래를 한다. 이 노래에 맞추어서 무용수들이 나와 머리와 어깨를 마구 흔들고 발도 마구 구르면서 전통 춤을 춘다. 우리네 막춤 보다 더 격렬하게 몸을 흔들어 대는 것이다. 노래의 내용은 모르지만 남녀의 무용수들의 몸짓에서 어렴풋이 내용을 알 것 같다. 젊은 남녀의 처음 만남과 사랑을 소재로 하여 하는 것임을 알 수 있었다. 옷을 바꾸어 입어 가며 무용수 만이 수 차례 춤 공연이 끝나고 마침내 무용수들이 무대 밑으로 내려와 관객들과 함께 호흡을 맞추는 시간이 되었다.

▲전통무용 공연

우리들이 있는 테이블까지 와서 춤을 추며 흥을 돋운다. 드디어 단원 중 한 여자 단원이 무대로 끌려 올라가 춤을 춘다. 남자 무용수와 어깨를 흔들면서 춤을 춘다. 나중에 하는 이야기 자기는 이곳의 전통 춤을 따라서 추었다고 하지만 내가 보기에는 그냥 한국식 막 춤을 춘 것 같다. 역시 젊은 좋은 것 같다. 젊은 동양의 아가씨가 무대에 까지 올라가서 춤을 추니 모든 관객들의 눈이 그녀에게 집중이 된다.

공연이 끝나자 우레와 같은 박수 속에서 퇴장을 하면서 사례로 팁을 주고 내려 온다. 처음 본 공연이지만 무지 무지하게 격렬한 공연이었다. 또 다른 에티의 문화를 체험하는 순간이었다. 좋은 공연과 맛 있는 인젤라(?)로 먹고 나오니 밖은 완전히 칠흑처럼 깜깜하다. 거리에 가로등이 없다 보니 더욱 어두울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그래도 이곳의 계시는 관리요원이 차량을 가지고 와서 집에 까지 데려다 주니 다행이다. 아마도 이 차량이 없었다면 그날의 공연구경은 생각지도 못 했을 것이다. 택시를 타는 것도 미니버스를 타는 것도 쉽지 않았을 테니까.

▲뜸까뜨 축제 (이 사진은 코이카 안정은 대원이 제공하였음을 밝혀 둔다)

이 곳의 또 다른 하나의 풍속을 소개하고자 한다. 이곳의 말로 “뜸까뜨” 라는 것인데 성경에 나오는 세례 요한 한 테 예수님의 세례 받은 날을 기념하는 날로 이날 또한 예티의 국가휴일이다. 모든 에티의 각 교회에서 모형 언약괘를 하나씩 갖고 있는데 이때에 갖고 있는 언약괘를 도시의 정해진 곳에 모두 모이게 하여 성대한 예식을 치른다.

이 뜸까뜨 전날에는 언약괘를 옮기면서 춤도 추고 노래도 하고 꽃도 뿌려가며 가는 길에 빨간 카페트를 깔아서 운반을 하는데 이 의식을 성대하게 치러진다. 예수님이 세례 받으심을 경축하며 모인 모든 사람들에게 물을 뿌려 주면서 예수의 세례 받음에 감사하는 예식을 치르는데 아디스 아바바의 경우는 “짐마대” 라는 곳에 모두 모여 식을 거행하며 이 모든 것을 공영 TV에서 중계까지 한다. 그리고 여타의 도시 들도 정해진 곳에서 같은 의식을 치른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