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들이 생성형 인공지능(AI)을 단순한 정보검색 도구를 넘어 감정과 고민을 나누는 대화 상대로 활용하는 가운데, AI와 정서적 대화를 나눈 청소년의 9.1%가 자해·자살에 관한 생각이나 고민까지 공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정부의 자살예방 연구와 심리부검에서 AI 대화 등 디지털정보를 활용한 연계분석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20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더불어민주당 간사 서영석 의원(부천시갑)이 세이브더칠드런으로부터 제출받은 ‘청소년의 인공지능(AI) 정서적 대화 이용 경험 조사’에 따르면, 14~18세 유효응답자 229명 중 209명(91.3%)이 최근 3개월 내 AI와 정서적·개인적 대화를 나눈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AI 정서대화 경험자 209명의 대화 주제는 성적·학업·진로 고민이 71.3%로 가장 많았다. 이어 가족·친구·연애 등 관계 고민 35.9%, 위로·공감·친밀감을 얻기 위한 대화 30.1% 순이었다. 외로움·불안·우울 등 감정에 관한 이야기를 나눈 청소년은 24.9%(52명), AI를 친구나 연인처럼 여기며 대화한 청소년은 19.6%(41명)였다. 자해·자살에 관한 생각이나 고민을 AI와 나눴다는 응답도 9.1%(19명)에 달했다.
다만 이번 조사는 자해·자살 관련 대화 경험을 파악한 것으로, AI의 유해한 답변이나 실제 자해·자살 행동과의 인과관계를 확인한 것은 아니다. 조사에서는 전문가 상담을 안내하는 등 보호적 답변 사례도 보고됐다.
정부가 2027년부터 청소년 심리부검을 본격 추진하면서 자살 사망자가 남긴 디지털정보 분석 계획을 밝혔지만,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은 AI 대화와 검색,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 디지털정보를 활용한 자살예방 연구와 심리부검 연계분석은 현재 없으며 별도 추진 계획도 없다고 답했다.
서영석 의원은 “청소년의 AI 정서적 이용과 높은 의존 인식이 확인된 데 이어 자해·자살과 같은 무거운 고민까지 AI와 나누는 사례가 나타난 만큼 국가 자살예방 정책도 이러한 변화를 제대로 반영해야 한다”며 “변화한 AI 이용환경을 자살예방 연구와 정책에 반영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