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시립노인전문병원의 반복되는 운영 위기를 해결하려면 수탁기관 교체에 그치지 않고 부천시의 책임과 관리·감독 체계를 바꿔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환자의 진료 연속성과 노동자의 고용 안정을 보장하는 위탁계약 개선, 공공의료 수행 비용에 대한 책임 분담, 시 직영 및 부천시의료원 전환 가능성 검토가 주요 대안으로 논의됐다.
부천시의료원설립 시민공동행동과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인천부천지역본부는 10월 21일 오후 부천시청 1층 판타스틱 큐브에서 ‘반복되는 부천시립노인전문병원 운영 위기,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토론회를 개최했다. ‘환자와 노동자를 위한 책임 있는 지역 공공의료 모색’을 주제로 열린 이날 토론회는 서이슬 시민공동행동 사무국장의 사회로 발제와 지정토론, 청중 질의응답 순으로 진행됐다.
첫 발제에 나선 윤단비 부천시의회 재정문화위원장은 병원 운영을 민간에 맡겼더라도 수탁기관 선정, 계약 설계, 관리·감독과 위기 대응에 대한 부천시의 책임은 남아 있다고 강조했다. 운영에 필요한 비용을 수탁기관이 자체 수입으로 충당하도록 하는 독립채산제 아래에서 공공의료의 지속 가능성을 어떻게 보장할 것인지 검토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윤 위원장은 공공의료 수행에 필요한 비용과 수탁기관의 비효율적 운영이나 부당한 거래로 발생한 손실을 구분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를 바탕으로 공공서비스 의무와 비용 부담 원칙을 계약에 명시하고, 외부 전문가가 참여하는 회계 점검과 고액 자금거래 통제, 운영 위험을 조기에 파악하는 체계를 마련할 것을 제안했다. 수탁기관이 바뀌는 시기에도 진료와 돌봄이 중단되지 않도록 인력·물품·진료기록 인계, 고용 승계, 비상자금 확보 방안을 갖춰야 한다고 덧붙였다.
홍보옥 보건의료노조 부천시립노인전문병원 분회장은 현장에서 겪은 위탁운영의 문제를 전했다. 재단이 바뀔 때마다 고용과 근속 인정, 인수인계가 불안정해지고, 운영상의 어려움이 환자와 직원에게 전가돼 왔다고 지적했다. 과거 운영 위기 당시 의약품·식자재 수급 차질을 비롯해 시설 유지·보수, 야간 간호인력, 중증환자와 임종환자 돌봄에 필요한 지원의 부족을 설명했다.
홍 분회장은 고용 승계와 근속 인정 원칙을 명확히 하고, 환자의 중증도와 근무시간대를 고려한 인력 배치, 시설·장비 투자, 유휴공간 활용과 지역사회 연계를 강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어진 토론에서는 현재 병원 진료가 현장 직원들의 노력으로 유지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병원을 일률적으로 적자 구조로 단정하기보다 실제 수입과 지출을 정확히 확인해야 한다고 밝혔다.
조규석 시민공동행동 상임대표는 시립노인전문병원이 노인 진료뿐 아니라 재활과 일상 복귀 지원, 취약계층 보호, 지역사회 돌봄 연계를 수행하는 공공의료 거점이 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민간위탁 유지, 부천시 직영, 부천시의료원 전환의 가능성과 한계를 비교하고, 우선 운영을 안정화한 뒤 독립적인 운영 진단과 직영 전환 타당성 검토, 중장기 의료원 전환 논의로 이어갈 것을 제시했다.
조 대표는 의료원 전환을 위해서는 법적 절차와 재원·인력 확보, 기능 조정 등에 대한 구체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부천시립노인전문병원은 시민의 자산입니다”라며 부천시가 운영 책임을 지고, 시민과 함께 지역 공공의료와 통합돌봄을 책임지는 체계를 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정토론에 나선 한지희 전국돌봄서비스노동조합 경기지부장은 같은 건물에 있는 부천시립노인전문요양원의 사례를 통해 수탁기관 변경 때마다 고용과 노동조건이 흔들리는 문제를 지적했다. 민간위탁이 부천시의 관리·감독 책임을 없애는 것은 아니라며, 돌봄노동자의 고용 안정과 적정한 처우가 어르신의 생활환경과 돌봄의 질을 지키는 조건이라고 강조했다.
최승삼 까치울역카페거리 상인회장은 지역주민의 관점에서 오정구의 의료·복지 접근성과 지역 간 격차 문제를 제기했다. 시립시설의 공공성에 걸맞은 책임 있는 운영을 요구하며, 장기적으로 지역에서 공공의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기관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