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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26/09/22  계 경 석 기자 miskye@naver.com
부천 대장안동네 20년 사유재산권 제약, 이제 주민에게 제대로 답해야 한다
20년 만의 개발’보다 먼저 밝혀야 할 주민 토지 부담…환지방식 뒤에 숨지 말고 토지별 부담률·환지·평가 기준부터 공개해야
부천 대장안동네 도시개발사업이 마침내 속도를 내게 됐다. 개발제한구역에서 해제된 지 20년이 넘도록 제자리걸음을 하던 사업이 경기도 도시계획위원회의 용도지역 변경안 의결로 새로운 전기를 맞았다.

행정적으로 보면 분명 반가운 소식이다. 2006년 개발제한구역에서 해제되고 2007년 도시관리계획까지 결정됐지만 건축 규모 등의 제한으로 사업성을 확보하지 못한 채 장기간 표류해 왔다. 이번 제도 개선으로 인접한 부천대장 공공주택지구 준공을 기다리지 않고 사업을 추진할 수 있게 된 것도 진전이다.

그러나 여기서 박수를 보내고 있을 수만은 없다.

대장안동네 주민들이 지난 20년 동안 무엇을 감내해 왔는지부터 돌아봐야 한다.

개발제한구역에서 해제됐음에도 도로와 전기, 상·하수도, 가스 등 기본적인 주거 인프라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고, 각종 개발행위 제한으로 재산권 행사에도 상당한 제약을 받아왔다. 개발은 되지 않는데 재산권은 묶여 있는 시간이 무려 20년 이상 이어진 것이다.

그런 주민들에게 이제 와서 “개발이 가능해졌다”고만 설명해서는 부족하다.

더구나 이번 사업은 토지 소유자가 사업 후 조성된 토지를 돌려받는 환지방식으로 추진된다. 겉으로는 토지를 수용해 현금으로 보상하는 방식과 다르지만, 주민들이 실제로 부담해야 할 토지와 사업비가 어느 정도인지에 따라 체감하는 결과는 크게 달라질 수 있다.

현재 주민들 사이에서는 자신들의 토지 가운데 상당 부분을 공공시설이나 사업 추진을 위해 부담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특히 토지의 절반 가까이 사업에 제공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까지 제기되고 있다, 사업시행자는 이를 정확하게 자료로 답해야 한다.

바로 이 지점이 이번 사업의 최대 관건이다.

“환지방식으로 추진한다”는 설명만으로는 주민들의 의문을 해소할 수 없다.

사업시행자는 이제라도 주민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내용을 낱낱이 공개해야 한다. 토지별 예상 환지면적은 얼마인지, 토지별 부담률은 어떻게 되는지, 공공시설이나 기반시설 확보를 위해 어느 정도의 토지가 편입되는지, 감정평가는 어떤 기준으로 하는지, 토지 소유자별 부담과 보상 또는 환지 가치는 어떻게 산정되는지 구체적으로 밝혀야 한다.

특히 단순히 전체 평균 부담률만 제시해서는 안 된다. 같은 사업구역 안에서도 토지의 위치와 면적, 용도 등에 따라 이해관계가 크게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주민에게 자신의 땅이 어떻게 변하는지 보여주지 않고 사업에 동의해 달라는 것은 설득이 아니라 통보에 가깝다.

20년 넘게 재산권 제약을 감수해 온 주민들에게 또다시 불투명한 부담을 떠넘긴다면 사업에 대한 불신은 커질 수밖에 없다. 행정기관이 사업 추진 일정을 앞당기는 데만 집중해서도 안 되는 이유다.

부천시와 사업시행자인 LH가 정말 사업을 원만하게 추진하려 한다면 주민설명회부터 달라져야 한다. 거창한 개발계획을 설명하는 데 그칠 것이 아니라 각 토지 소유자가 자신의 토지를 기준으로 무엇을 부담하고 무엇을 돌려받는지 확인할 수 있는 수준의 구체적인 자료를 제시해야 한다.

또한 사업 추진 과정에서 주민 의견을 형식적으로 듣는 것에 그치지 말고, 주요 쟁점에 대해서는 충분한 협의와 설명을 거쳐야 한다. 주민들이 납득하지 못한 상태에서 행정절차만 밀어붙인다면 사업 일정이 빨라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주민 반발과 갈등으로 사업이 다시 지연될 가능성도 있다.

대장안동네 주민들이 원하는 것은 특혜가 아니다.

20년 넘게 기다린 만큼 공정한 개발과 재산권에 대한 정당한 설명, 그리고 투명한 사업 추진을 요구하는 것이다.

이번 사업이 1,595세대 규모의 새로운 주거지역을 조성하는 개발사업이라는 점만 강조해서도 안 된다. 그 이면에는 오랜 기간 개발제한과 인프라 부족을 견뎌온 주민과 토지 소유자들의 삶과 재산이 있다.

따라서 행정기관과 사업시행자는 ‘20년 만의 개발’이라는 성과를 서두르기에 앞서 주민들에게 먼저 답해야 한다.

“당신의 토지는 얼마나 줄어들고, 얼마를 부담하며, 최종적으로 무엇을 받게 되는가.”

이 질문에 명확하게 답하지 못한다면 아무리 좋은 개발계획이라도 주민들의 신뢰를 얻기 어렵다.

대장안동네 개발사업의 성공 여부는 도시계획위원회의 의결이나 2028년 착공이라는 일정에 달려 있는 것이 아니다. 주민들이 사업 내용을 알고 납득하며 참여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20년을 기다린 주민들에게 또다시 불확실성을 안겨서는 안 된다. 이제 행정은 속도를 자랑할 것이 아니라 투명성을 보여줘야 한다.

대장안동네의 20년 기다림이 또 다른 갈등의 시작이 되지 않도록, 사업시행자는 지금 당장 토지별 부담과 환지, 평가 및 보상 기준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주민들과 제대로 협의해야 한다. 그것이 20년 동안 재산권 제약을 감내해 온 주민들에 대한 최소한의 설명이자 책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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