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전국주민자치위원박람회에서 주민자치분야 우수상을 거머쥔 상2동은 그동안 마을신문 '상상마을' 발행, 12개공방 거리 마을커뮤니티 '상상지기 공동체' 운영 등 아파트촌 사이에서 지역공동체 회복을 위한 활동에 전념해 왔다.

그 주인공은 3년 간 주민자치위원장 활동을 하고, '아름답게 그 자리에 물러나고자 한다'는 방연순 상2동 주민자치위원장이다. 최근 그를 만나 그간 소회와 활동 계획을 들어봤다.

"치열했고, 욕심부렸던 주민자치위원활동"

방연순 위원장은 "나를 아는 지역주민들은 ‘아직도 회장하냐고, 왜 그렇게 오래하냐는 말을 한다’을 가장 많이 듣는다. 부녀회장 6년, 주민자치위원장 3년. 그럴만도 하다. “이제 후임이 나타났다 아름답게 위원장 자리를 물러나고 또 다른 곳에서 봉사를 찾으련다(웃음)”고 이야기를 시작했다.

"자발적으로 2008년도 새마을 부녀회를 들어가서 이듬해 동 부녀회장이 됐다. 부녀회장 임기가 끝나갈 때쯤 활동 중인 주민자치위원회에서 위원장을 해보고 싶은 마음에 자신있게 하겠다고 손을 들었다. 위원장 후보로 나오고 싶어 하던 또 다른 위원이 기권을 하면서 '그렇게' 위원장이 됐다."

“2015년도부터 주민자치위원장을 시작, 2016년도까지 정말 열심히 활동했다. 그런데 그해 연말 2017년도 주민자치위원장을 하겠다는 사람이 한분 나왔다. 나는 그동안 위원장을 하면서 전국 주민자치박람회 본선 진출에 힘썼다. 2년 간 '장려상'에 머무르고 말아서, 아쉬움이 너무 남아 한 번 더 최우수상을 목표로 기회를 달라며 위원들을 설득했다. 그러던 중 위원장을 하겠다는 사람이 중도 포기, 1년을 더 활동할 수 있게 되었다."

"두 번의 눈물을 머금고 올해도 여수에서 진행된 주민자치박람회에 나갔다. 2,818개 전국 읍면동 주민자치위원회 중 384개 위원회가 응모, 본선진출에 64개가 뽑혔다. 올해는 최우수상을 목표로 출전했는데, 우수상을 받았다. 너무 속이 상했다. 위원님들도 아쉬워했다. 이에 나는 ‘이대로 여수를 떠날 수 없다. 아쉬움을 술잔에 다 담아서 여수 앞바다에 던지고 가자’라면서 여수에서 뒷풀이를 진하게 했다."

지금도 아쉬움이 묻어났다. 사실 전국단위 대회에서 우수상은 대단한 것인데 얼마나 노력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작은 봉사부터 해야겠다는 마음이 커져 '봉사 향기'를 전하게 된 사연"

방연순 위원장은 아이들이 자라면서 자연스럽게 학교 관련 봉사활동부터 시작해서 주민자치, 법사랑위원회 '수호천사' 아동결연봉사, 부녀회활동에 이르기까지 분야를 넘나들며 봉사활동을 했다고 소개했다.

"신혼살림을 서울 상계동에서 시작했는데, 옆집 할머니가 천주교를 다니셨다. 크고 작은 후원을 굉장히 많이 하시더라. 성당 가서도 봉사하시고, 그 할머니를 보면서 나도 이제 작은 것부터 해야겠다 싶어서 독도사랑후원회 활동, 기아대책 후원 등을 했다. 중동으로 이사 오면서 아파트 부녀회 활동으로 부터 큰애 초등학교 때 체육진흥회장을 시작으로 이렇게 지역봉사에 발을 디디게 됐다."

봉사활동을 하면서 힘들었던 일이 있었다면

"학교 관련 봉사활동을 하던 시기에는 학교와 급식업체 간 비리를 알게 돼 마음이 힘들었던 경험이 있다. 또 마을에서 발행하는 신문도 집필진들이 그만두게 돼서 주춤했던 시기를 겪고 다시 주민들과 함께 의기투합해 신문을 만들고 있다. 그리하여 2년 반 동안 '상상마을 10호'가 나오게 됐다"며 활동 고비 순간을 회상했다.

가장 보람이 있었을 때는

"새마을부녀회 할 때도 너무 재미있게 했지만, 법사랑원미지구에서 10년 정도 활동하고 있다. 수호천사라고 해서 보호관찰 학생 3명을 결연을 맺어준다. 결연을 한번 맺으면 끝까지 케어해서 다시 사회로 돌아갈 수 있도록 활동했다. 그랬을 때 아이들이 보호관찰기간을 잘 넘기고, 학교생활 잘 적응하다가 대학교 진학해서 '밥 사달라고 할 때'가 가장 좋았다"고 꼽았다.

이어 방연순 위원장은 "35년 전에 아버지가 돌아가시면서 '남에게 베풀면서 살라'고 말씀을 남기셨다. 두 딸들도 봉사에 관심이 많고 잘 커줘서 고맙다"며 "앞으로도 힘닿는 데까지 봉사활동을 하게 될 것 같다. 이제는 주민자치위원장에서 마음을 내려놓고, 고문으로 활동하면서 조언과 도움을 아낌없이 줄 예정이다. 나아가 상2동에 적십자 단체를 만들어 활동하고 싶다"는 포부를 전했다.

방연순 위원장, 봉사의 아름다움(美)은 끝이 없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