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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26/08/11  계 경 석 기자 miskye@naver.com
[시론] 지방자치 30년, 돈과 권한은 왜 아직 중앙에 있는가
지방자치가 부활한 지 30년이 넘었다. 주민이 지방정부를 직접 뽑고, 지역의 문제를 지역 스스로 결정하는 시대가 열렸지만 정작 지방자치의 핵심인 돈과 권한은 여전히 중앙정부에 묶여 있다.

지방자치 30년을 돌아보면 지방정부의 외형은 크게 성장했다. 하지만 재정과 권한이라는 실질적인 자치 기반은 얼마나 달라졌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2024년 결산 기준 국세는 약 336조5000억원, 지방세는 114조1000억원이다. 전체 조세수입 가운데 지방세 비중은 약 25%에 불과하다. 흔히 말하는 ‘국세 7, 지방세 3’으로 바꾸자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그러나 문제는 단순히 25%를 30%로 올리는 것에 있지 않다. 더 근본적인 문제는 세입과 지출의 결정권이 서로 다른 곳에 있다는 것이다.

주민 생활과 가장 가까운 복지·보육·환경·도로·주차 등은 지방정부가 담당한다. 그런데 사업의 상당 부분은 중앙정부가 결정한다. 물론 지방정부의 요구에 의한 정책도 있지만 대부분 중앙정부가 정책을 만들고 사업비는 국고와 지방비를 비율에 따라 매칭 지방정부에 부담시키는 국고보조사업이 대표적이다.

중앙정부가 정책을 확대하면 지방정부는 재정 여건과 상관없이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지방정부가 주민에게 꼭 필요한 사업인지 판단할 권한은 제한적이면서, 돈을 낼 책임은 지방에 내려오는 것이다. 권한은 중앙에 있고 책임은 지방에 있는 구조다.

그렇다고 지방세를 늘리는 것만으로도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지방세원 역시 지역별로 크게 차이가 난다. 수도권과 대도시는 상대적으로 많은 세금을 걷지만 인구감소지역과 산업 기반이 취약한 지역은 자체 세입만으로 행정서비스를 유지하기 어렵다.

그래서 지방교부세가 필요하다. 하지만 이 역시 중앙 의존이라는 또 다른 문제를 낳는다. 지방정부가 주민에게 세금을 걷고 지역경제를 키워 재정을 확충하기보다 중앙정부의 이전재원 확보에 행정력을 집중하는 구조가 만들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자체 세원이 풍부하다는 이유로 교부세를 충분히 받지 못하는 지방정부는 경기침체나 부동산시장 변화로 세수가 급감할 경우 재정 충격을 고스란히 떠안는다.

결국 지금의 제도는 재정이 약한 지방에는 자립의 유인을 약화시키고, 재정이 강한 지방에는 세수 변동의 위험을 제대로 보완하지 못하는 모순을 안고 있다.

그렇다면 지방자치 30년의 다음 과제는 분명하다.

국세와 지방세를 7 대 3으로 조정하는 것은 필요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지방정부가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세원을 늘리고, 광역단체와 기초단체 사이의 재정 불균형도 바로잡아야 한다.

무엇보다 중앙정부가 결정하는 국고보조사업부터 손봐야 한다. 중앙정부가 결정한 사업이라면 그에 걸맞은 재정부담을 중앙이 져야 한다. 반대로 지방정부가 스스로 결정하는 사업에는 충분한 재원과 권한을 함께 넘겨야 한다.

지방교부세 역시 단순히 부족한 지방에 돈을 나눠주는 방식에서 벗어나 지역별 행정수요와 인구구조, 경기변동 등을 제대로 반영해야 한다.

지방자치의 본질은 지방정부가 중앙정부의 하청기관이 되는 데 있지 않다. 지역의 문제를 지역이 결정하고, 그 결정에 필요한 돈을 마련하며, 그 결과에 대해 주민에게 책임지는 것이 지방자치다.

지방정부에 권한은 주지 않은 채 책임만 떠넘기고, 재정은 중앙정부가 쥔 채 보조금으로 통제한다면 지방자치는 아무리 제도가 정교해져도 제대로 작동하기 어렵다.

지방자치 30년. 이제는 지방정부에 더 많은 사업을 내려보내는 것이 아니라 더 많은 결정권과 재정권을 내려보내야 할 때다.

국세 7, 지방세 3이라는 숫자는 출발점일 뿐이다. 진짜 지방분권은 돈의 비율을 바꾸는 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돈을 결정하는 권한까지 지방으로 옮기는 것이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지방자치 30년 뒤에도 우리는 똑같은 질문을 반복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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