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문제연구소 부천지부(지부장 박종선)를 비롯한 시민사회단체가 지속적인 부천시 항일독립운동 기념 사업 추진을 위한 계획과 예산을 세워야 한다고 요구했다. 특히 ‘부천시 항일독립운동 기념에 관한 조례’에 기반한 ‘부천시 항일독립운동 기념 학술토론회 사업’ 폐지를 문제 삼았다.

이들은 지난 8월 29일 성명을 통해 ‘조용익 시장은 ‘부천시 항일독립운동 기념 사업’을 즉각 추진하라‘라는 주제로 “부천시 항일독립운동 기념에 관한 조례에 따른 ’부천항일독립운동 기념 학술토론회‘가 2023년부터 진행되었으나 올해 폐지되었다. 또한 3.1절과 광복절을 기념하는 일회성 사업에만 몰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항일유적에 대한 고증 및 안내판 설치사업도 진행되지 않아, 소사독립만세운동지에는 안내판이 없고, 부평농민조합 창립 및 소작료인하투쟁 안내판은 (부천시가 아니라) 경기문화재단이 제작했다”며 부천 항일독립운동 사업을 체계적으로 추진할 것을 촉구했다.

또한 발굴되지 않은 항일독립운동과 부천시사와 디지털부천문화대전에 수록된 인물 중 독립운동을 하지 않았는데 독립운동을 한 것처럼 서술되어 있는 것에 대한 심층적 연구, 항일독립운동 역사를 문화예술화 할 것 등을 요구했다.

▲지난 3월 24일 열린 부천 항일운동기념비 제막식

마지막으로 이들은 “올해 시민사회가 광복80주년을 맞이해 시민 모금으로 안중근 공원에 <부천항일운동기념비>를 세웠다”며 “시민이 참여하고, 기억하고 계승하기 위해 부천시와 시민사회가 협력해 내년부터 항일독립운동 기념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수 있도록 예산과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성명서 전문은 다음과 같다.

조용익 시장은 ‘부천시 항일독립운동 기념 사업’을 즉각 추진하라

대한민국은 일제의 식민지배에 저항하며 자주독립을 쟁취하기 위해 목숨을 바친 선조들의 피와 땀으로 만들어졌다. 이러한 역사적 배경으로 우리 민족에게 3.1운동과 8.15광복절은 큰 의미를 지니며, 헌법전문에서도 3.1운동과 대한민국임시정부의 법통을 계승한다고 규정하고있다.

그렇다면 지금까지 우리 부천시는 어떠했는가?
3.1운동 100주년을 맞이한 2019년에는 안중근공원에서 3.1운동 기념식을 진행하였으나 부천의 3.1운동 기념은 빠져있었으며, 광복80주년을 맞이한 2025년에는 부천의 항일운동을 주제로 공연형 광복절 경축식을 진행하였으나 부천시 예산으로 하지않고 경기도 보조금으로 진행하였다. 특히 올해 진행된 광복절 사업은 경기도 보조금으로 진행되어 내년 사업은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이다. 부천시의 항일독립운동 기념은 체계적인 계획하에 예산이 뒷받침되지 않고 시행되었다.

이러한 부천시의 행정을 걱정하여 시민사회는 광복80주년을 맞이하여 시민들의 모금으로 안중근공원에 <부천항일운동기념비>를 건립하였다. 부천의 항일독립운동 기념을 시민이 참여하고, 시민이 기억하고, 시민이 계승하기 위해 이러한 사업을 진행한 것이었다.

하지만 부천시는 이러한 역사적.시대적 상황을 인식하지 못하고 일회성 사업에 급급했다. 주무 부서인 복지정책과는 2020년 부천시의회가 제정한 조례에 기반하여 2023년부터 진행된 <부천항일독립운동 기념 학술토론회> 사업을 폐지하였으며, 부천시장은 방관하였다.
시민사회가 나서지않았으면 아직도 부천시 관내에는 부천 항일독립운동을 기념하는 기념비 하나도 없었을 것이며, 부천역 남부 경원여객 앞에는 부천시의 3.1운동이 아닌 <계남면사무소 습격항쟁> 안내판이 여전히 있었을 것이다.

이제 이러한 상황을 끝내야한다.
언제까지 부천시의 항일독립운동을 기념을 임시방편으로 해야하겠는가?
이에 부천시의 항일독립운동 기념에 관한 문제점을 지적하고 이를 극복할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하고자한다.

첫 번째, 부천시장은 복지정책과의 항일독립운동의 역사계승 사업에 대한 무관심과 소극적인 태도에 대해 문책하고 직접 챙겨야한다.
부천시장은 <부천시 항일독립운동 기념에 관한 조례>를 담당하고 있는 복지정책과에 엄중 경고하고 다시는 조례에 기반한 사업을 임의로 없애버리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조치를 취해야한다. 부천의 항일독립의 역사를 복지정책과가 임의로 좌지우지해서는 안되며 일반 행정처럼 취사선택하여 추진해서는 안된다. 부천의 항일독립의 역사는 시민들의 것이기에 시민들에 의해 선출된 시장이 직접 챙겨야한다.

두 번째, 부천시는 발굴되지않은 항일독립운동을 연구하고 자료를 정리하여 시민들에게 알려야한다.
부천에는 아직까지 발굴되지않은 항일운동의 역사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부천시는 연구발굴사업을 전혀하지 않고 있다. 우리 부천에는 ‘소사독립만세’ 외에 3월 4일 약대동 반갑재 고개에서 일어난 만세운동이 전해지고 있으며, 3월 26일 계남면에서 80여명의 주민들이 만세운동을 전개하였다는 기록이 남아있다. 여기에 대한 심층적 연구가 진행되어야한다.
식량 수탈을 위해 조선총독부가 만든 부평수리조합에 대한 연구와 이를 극복하기 위해 소작인들이 만든 부평농민조합에 대한 연구도 동반되어야한다. 우리 부천은 부평평야에 위치하여 일제의 수탈과 억압에 맞서 저항하며 성장한 도시다. 부천시의 역사성과 정체성에는 일제에 대한 저항의 역사가 저변에 있는 것이다.

세 번째, 부천시는 잘못된 역사는 바로잡고 이를 수정해야한다.
부천시사와 디지털부천문화대전에 수록된 인물 중에는 독립운동을 하지않았음에도 독립운동을 한 것처럼 서술되어있다. 여기에 대한 심층적 연구를 통해 바로잡아야한다.

네 번째, 항일독립의 역사를 문화예술화해야한다.
부천시는 UNESCO가 지정한 문학창의도시이며 만화와 영화가 발달된 문화도시이다. 역사를 소재로 문화예술화하여 시민들이 누릴 수 있는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야한다. 단발성 사업으로 1년만하고 끝내서는 안된다.

부천의 항일독립의 역사를 알리고 계승하기 위해서는 부천시와 시민사회가 협력해야한다. 하지만 지금까지 항일독립의 역사를 연구발굴하고 발전시키는 것은 시민사회의 몫이었다. 조용익 시장은 지금까지의 상황을 반성하고 반드시 내년부터 항일독립운동 기념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수 있도록 계획과 예산을 세워야한다.
부천시의 항일독립의 역사를 부천시가 챙기지않으면 어느 지자체가 챙기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