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시는 문화특별시답게 영화, 음악, 만화 등 시민들이 다양한 문화를 즐길 수 있다. 하지만 2014년 시민주도형 문화를 만들어가는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곳이 바로 생활문화예술동호회일 것이다. 이에 부천에서 활동하고 있는 생활문화예술동호회를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고자 한다.

“하고 싶으니까.. 하고 싶은 거 있으면 하고 살아”

영화 ‘즐거운 인생’(감독 이준익)이라는 영화를 보면 대학시절 밴드를 했던 멤버들이 친구의 죽음을 계기로 그의 아들과 함께 밴드를 시작한다. 낮에는 퀵 배달, 밤에는 대리운전을 하는 성욱(김윤석)은 지금 밴드를 왜 하냐는 아내의 질문에 “하고 싶으니까. 하고 싶은 거 있으면 하고 살아. 애들이 다야?”라고 말한다. 이것이 직장과 가정을 가진 남편들의 솔직한 심정일지도 모른다.

사람들은 살다보면 꿈을 잊고 살 수밖에 없는 상황에 내몰린다. 그러한 상황에서 자기가 하고 싶은 것들을 하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현실의 어려움 속에서 '직장인 밴드'는 자신의 꿈을 여가시간을 통해서 조금이나마 실현할 수 있는 곳이다. 보통 직장인 밴드는 과거에 밴드를 해봤던 사람들이 찾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이번에 만난 우당탕탕 밴드는 경험이 없는 초보자들이 모여서 만들었다. 우당탕탕밴드의 리더 최영씨는 처음 결성하던 때를 떠올리면 그야말로 아무것도 없는 상태였다고 말한다.

“나는 학생 때부터 교회에서 통기타를 치긴 쳤는데 딱히 공연을 한다는 생각도 못했고 전문적이지도 않았다. 내가 치고 있는 베이스는 밴드를 하면서 처음으로 만져봤다. 드럼이나 기타를 치는 다른 멤버들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우린 처음에 같이 음악학원에 등록하고 1년 동안 배우는 시간을 가졌다.”

▲ 우당탕탕밴드의 연습실, 소명지하차도, 구세무서 버스정류장 바로 앞에 있다.

4년 전 겨울, 이들은 소명지하차도 옆에 있는 ‘문화공간 노리터’라는 공간 한 켠에 작은 연습실을 빌려 밴드만의 공간으로 만들었다. 이들은 전에 공연을 해본적도, 악기를 연주해본 적도 없는 말그대로 '생초보'였다.

“원래 제 어렸을 적 꿈이 사람들 앞에서 공연을 하는 것이었는데 살다보니 기회가 없었다. 그러던 중 친한 형이 일렉기타를 배우고 싶다고 했고 내가 베이스를 배우면서 시작하게 되었다. 그 후 드럼을 배우고 싶은 사람이 들어오고 기타가 들어오고 마지막으로 여성보컬이 들어오면서 완전한 팀이 되었다.”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시작한 이들은 나름대로 꾸준히 공연을 해오면서 실력을 쌓아가고 있다.

“2011년 연습실에서 한 첫 내부공연 때는 보컬이 따로 없었다. 그래서 멤버들이 돌아가면서 노래를 불렀는데 나름 분위기는 즐거웠다. 2012년에는 보컬이 들어와서 처음으로 정기공연을 했는데 공연을 통해서 멤버들의 실력도 높아지고 공연하는 맛을 느끼게 되었다. 그리고 아는 사람들이 초청해서 하는 공연도 몇 번하고 아에 모르는 사람들이 있는 곳에서 야외공연을 하기도 하면서 무대매너나 실력이 점점 좋아지고 있다.”

▲ 원종종합사회복지관 '지역주민이 함께 만드는 마을축제, 제46회 문화나눔 한마당' 초청공연

공연곡으로 선정된 곡들은 신나는 음악이 대부분이다. 가요, 트로트, 록 등 장르를 가리지 않고 ‘좋다’ 싶으면 함께 연습을 하는 이들은 자작곡을 만들어 이들만의 앨범을 만드는 것이 꿈이다.

“다른 사람들의 곡을 많이 연주하다 보면 우리가 하고 싶은 곡들도 정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우리의 이야기를 담은 곡을 만들어 우리만의 앨범을 만들고 싶다. 근데 그러려면 한참 걸릴 것 같다.(웃음)”

밴드를 결성하고 연습한지 3년이 지난 우당탕탕밴드는 아직도 자신들은 초보자밴드라고 한다. 그래서 악기를 하나도 못 다루는 초보자가 편하게 올 수 있는 곳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밴드를 시작하고 얼마되지 않아 다른 직장인밴드에 가봤는데 악기를 잘 연주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함께 하기 힘든 구조였다. 그래서 우리가 처음에 초보자였던 것처럼 우당탕탕밴드는 악기를 다루지 못하는 초보자들도 올 수 있는 곳으로 만들고 싶었다. 올해는 신입멤버들을 많이 받아서 우당탕탕밴드 내에 또 하나의 밴드를 만들고 싶다.”

▲ 우당탕탕 밴드의 멤버모집 현수막

6명의 멤버 모두 부천에 살면서 3년간의 활동으로 끈끈해진 멤버쉽이 강점이라는 우당탕탕밴드는 올해 3월 두 번째 정기공연을 앞두고 연습이 한창이다. 우당탕탕밴드의 한 회원은 연습도 연습이지만 모임이 끝나고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 있어 더욱 즐겁다고 말한다. 일상에 지쳐 뭔가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싶은 사람들은 우당탕탕밴드의 문을 두드려보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