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異常)’이라는 말의 사전적 의미는 정상적인 것과 다르고 의문이 생기거나 의심스러움을 말하는데, 내가 사는 지금 이 나라는 분명 ‘이상한’ 나라가 아닌가 생각한다.
지난해 12.3 비상계엄으로 엄동설한을 겪고 결국 대통령이 탄핵(파면)되었다. 집권 여당의 당 대표는 탄핵에 앞장서면서 ‘배신자’라는 유니폼 등 번호를 달았다. 군 장성이나 고위 경찰 지휘관들은 마치 감정노동자도 아닌데 그들답지 못한 모습을 보였다. 다수당인 야당은 끊임없는 탄핵과 새해 예산의 중요사업 추진비를 삭감하여 정부의 추진 동력을 약화시켰다. 대통령을 체포하기 위하여 공수처, 검찰, 경찰은 마치 누가누가 잘하나 자랑이라도 하는 듯한 행태를 보였다. 모두 정상이 아닌 모습들이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 유력 대선후보에 대한 재판 중 가장 관심을 끌고 있는 재판에 대한 결과가 지난 5.2 오후 3시에 나왔다. 대법원은 2심 무죄 판결이 잘못이므로 다시 서울고등법원으로 보낸다고 결정했다. 이렇게 파기 환송된 경우 하급법원에서 다시 재판을 하면 결과는 유죄가 거의 확실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다수 의견이다. 한편으로는 이런 상태에서 문제의 민주당 후보가 만약 당선이 됐을 경우, 진행된 재판이나 판결이 원하는 것으로 나오지 않을 경우 어떻게 되는가 하는 등 말이 많다. 결국은 유권자들이 판단할 일일 것이다.
지금 우리나라는 미국과의 통상과 방위비 문제, 늘 상존하는 북한과 중국 문제 등 우리를 직간접적으로 위협하고 있는 상황에 처해 있다. 이런 중차대한 시간에 정치권에서는 그들만의 세계를 위해 리그전을 펴고 있는 듯하니 한심스럽기 짝이 없다.
대통령 파면으로 국무총리가 권한대행으로 있다가 탄핵 발의로 정부조직법상 국무위원 서열에 따라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대행을 했다. 탄핵 기각으로 복귀한 국무총리가 다시 사퇴하면서 기획재정부 장관이 다시 권한대행을 맡은 지 하루도 되지 않아 민주당의 탄핵 발의로 5월 2일 저녁 늦은 시간에 사직을 했다. 서열상 교육부 장관이 대통령 권한대행의 대행의 대행자가 되는 사상 초유의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기획재정부는 정부 부처의 예산을 편성하고 경제 정책을 수립 시행하는 부로서 정부 업무를 총괄하는 부이지만, 교육부는 오로지 교육 정책만 담당하고 있기에 정부 각 부처의 업무 영역이나 총괄하는 부서가 아니다. 아무리 조직은 시스템으로 운영된다고는 하지만, 1분 1시간 하루가 매우 중요한 시점에 심히 우려가 크다.
요즘 필자가 가장 많이 듣는 말은 정권에 따라 이민을 가겠다는 말이다. 마음에 들면 더 살고 아니면 이 나라를 떠난다는 것인데, 능력자들은 떠날 수 있겠지만 그렇지 못한 필자와 같은 이에게는 씁쓸한 말이다. 국민을 위해 헌신하고 봉사하는 모습을 정치권이 보일 때, 정부 각 부처가 막중한 책임감으로 국정을 위해 혼신의 힘을 다 쏟을 때 비로소 우리는 ‘정상’인 나라를 살 수 있을 것이다. 부디 지금 이 나라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하루가 평온하고 넉넉해지길, 더 이상 ‘이상한’ 나라에 살고 있다는 생각을 버릴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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