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시 청소년 월경용품 보편지원 촉구 시민행동'(이하 시민행동)이 경기도 여성청소년 생리용품 보편지원 사업에 부천시도 예산을 편성해 참여할 것을 촉구했다.


이들은 지난 11일 부천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기도 내 24개 시군이 참여하는 경기도 여성청소년 생리용품 보편지원 사업에 여성친화도시를 표방하는 부천시는 참여하지 않고 있다. 심지어 경기도가 최근 도비 보조율을 30%에서 50%로 상향할 경우 참여 여부를 묻는 조사에서 부천시는 참여 의사가 없다고 답했다"며 여성친화도시의 책무를 스스로 훼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월경은 건강권, 사회권, 학습권, 노동권이 연결된 인권의 문제다. '성평등'을 시정 비전으로 내세우면서, 부천시 모든 여성청소년이 누려야 할 최소한의 복지정책에는 참여하지 않고 있다"며 ▲즉각 '경기도 여성청소년 생리용품 보편지원사업'에 참여할 것 ▲사업 예산을 편성할 것 ▲모든 여성청소년 월경권을 보장할 것 등을 요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은 청소년 당사자, 양육자 등이 참여해 월경용품 보편 지원 사업 필요성을 제기했다.

청소년 당사자인 정수진(청소년인권공동체 세움)씨는 "월경대가 생각보다 비싸고, 갑자기 필요할 때 비용이 부족해 사지 못한 적이 있다. 이건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모든 여성청소년이 겪는 문제"라며 "여성 청소년의 건강과 기본적인 권리를 위한 지원에 대한 우선순위를 높여달라"고 요구했다.

양육자 임경자 씨는 "딸이 피부가 예민해서 친환경 순면 제품을 써야했지만 가격이 비싸 부담되는 경우도 있었다. 아이 건강을 지키는 선택이 부모 경제력에 따라 달라지는 현실이 안타깝다. 부천시는 성평등 도시, 여성친화도시를 표방하는데 경기도 내 24개 지역이 참여하는 사업에 부천시가 빠져있다는 사실이 부끄럽다"며 정책과 예산으로 책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천시민연합 이명옥 사무국장은 "구매 비용 때문에 질 낮은 용품을 사용하거나 교체 주기가 늘어나는 것은 청소년 건강과 심리적 안정을 심각하게 위협한다"며 월경 빈곤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이어 "모든 청소년이 차별없이 존엄하게 월경에 대한 용품을 지원하는 것이 지자체의 기본적인 책무"라고 말했다.

부천시의회 이종문 의원은 "경기도 여성청소년 생리용품 보편지원사업이 현재 도비 30%, 시비 70%로 지자체 참여가 어렵다. 도비 비율을 높여야 한다. 부천시 역시 재정 탓만 할 것이 아니라 청소년을 위한 정책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시민행동 대표제안자인 안경선 사무국장(정의당부천시위원회)은 "특목고 설립에 479억 원을 편성하면서 월경용품 지원에 필요한 30억 원은 재정부담이라고 외면하고 있다. 이는 재정 부족의 문제가 아니라 우선순위의 문제다. 더 이상 예산을 핑계삼지 말아야 한다"며 즉각 참여를 요구했다.

한편 부천시 청소년 월경용품 보편지원 촉구 시민행동은 25개 단체로 구성되어 있으며 향후 캠페인 · 서명운동 · 토론회 · 시의회 방청 등 행동을 이어나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