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태 국회의원(경기 부천시병, 더불어민주당)이 국가철도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공단이 출자한 14개 법인 중 13개 법인에서 전직 임직원 51명이 재취업한 사실이 확인됐다. 재취업 직위는 감사 33명(64.7%), 이사 18명(35.3%)으로, 단순 고용이 아닌 경영·감사 핵심보직이 다수를 차지했다.

공단의 출자금액은 총 50억 4천만 원, 법인당 평균 3억 6천만 원 수준으로 확인됐다. 회계상 영향이 미미한 소액 출자가 다수 지속되는 가운데, 사업 실익이 크지 않은 법인까지 출자를 이어가며 전직 임직원의 재취업 통로로 활용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된다.

특히 공단은 「철도의 건설 및 철도시설 유지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철도시설 주변부지 개발과 공공자산 활용을 명분으로 출자를 추진하고 있으나, 실제 출자회사 상당수는 문화·집회시설, 근린생활시설, 주차장 등 철도시설과 직접적인 연관성이 낮은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공단의 재취업 관리체계 전반도 문제다. 인사부 확인 결과, 임원 및 2급 이상만 재취업 승인·심사 대상이며 3급 이하 직원은 법적 의무가 없어 자진신고에 의존하고 있었다. 반면 한국철도공사는 직급에 관계없이 계열사 전환 시 교차확인 절차를 운영하고, 용역·계약 체결 단계에서 퇴직자 재직 여부를 의무적으로 확인하는 등 사후점검 체계를 갖추고 있다. LH 역시 2023년 정부 혁신방안에 따라 재취업심사 대상을 2급 이상에서 3급 이상으로 확대해 심사대상을 약 50% 늘리는 등 관리 제도 강화를 추진하고 있다.

이건태 국회의원은 “국가철도공단 출자법인에 이사·감사로의 재취업이 대거 이뤄지는 현 구조는 혈세로 자리 만들기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며, “출자·퇴직·재취업 전 과정을 통합 관리할 수 있는 이해충돌 방지·내부유착 차단 체계를 즉시 정비하고, 임원·2급 이상뿐 아니라 비심사 대상 직원까지 재취업 현황을 투명하게 관리·점검할 수 있는 제도 마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국정감사에서 출자 구조의 투명성과 재취업 관리 실태를 면밀히 점검하고, 이해충돌을 근본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제도적 개선방안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