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항공우주발사체 KSLV-II의 2019년 발사가 예산지원 부족으로 사실상 불가능해졌다는 주장이 제기돼 귀추가 주목된다.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 소속 임해규의원(한나라당, 부천원미갑)이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하 항우연)으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의하면 항우연은 아직까지도 본격적인 KSLV-II 개발을 시작하지 못했으며, 내년에도 예정된 연구개발을 기대하기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형발사체 필요예산과 실제 비용집행 내역
단위: 억원
구분	‘10년 필요예산	‘10년 실제예산	‘11년 필요예산	‘11년 예산안
S/W성 경비	241	86.98	261	153.55
H/W성 개발비	680	66.57	962	161.60
체계종합/지상장비	20	12.37	30	3.01
추진기관	535	40.90	787	144.59
구조	50	6.70	50	5.00
임무설계	5	3.00	5	2.00
유도제어	30	2.50	30	3.00
전자탑제	30	0.60	50	3.00
열/공력	10	0.50	10	1.00
계	921	153.55	1,223	315.15

 KSLV-II의 예비타당성조사 보고서에 의하면 항우연은 2010년 총 921억원, 2011년에 1,223억원의 예산을 확보하여 시스템설계와 예비설계를 본격적으로 시작한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임해규 의원이 교육과학기술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의하면 항우연의 예산은 2010년에는 153억 이었으며, 2011년 예산안에는 315억원만 반영됐다. 이는 당초에 예정되었던 예산의 16.61%~25.75%에 불과한 액수다.

임해규 의원은 국정감사에서 ‘항우연이 아직까지 확보하지 못한 핵심기술의 95% 정도가 가장 중요한 엔진과 추진기관 관련기술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그러니 2019년에 정말로 KSLV-II를 쏘아 올리려면 이 부분에 대한 집중적인 연구가 이미 시작되었어야 하죠. 그런데 예산관련 내용을 살펴보면 2010년에 엔진과 추진기관 관련 연구에 필요한 535억 가운데 10분의 1도 안되는 40억원만 확보됐고, 2011년에는 787억이 필요한데 현재 예산안은 144억원만 올라가 있어요. 이러니 계획대로 기술을 확보할 수 있겠습니까’라고 말했다.

이와 같이 기술개발이 늦어지면서 추가비용부담에 대한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이미 항우연은 나로호 발사에서도 3차례에 걸친 사업기간 변경으로 애초에 예상했던 총사업비 3,594억원보다 45.38%가 늘어난 5,225억원을 지출했다. 기간도 2005년 발사계획에서 2009년 발사로 예상기간보다 2배 이상 늦춰졌다. 이런 실패 경험에도 불구하고 항우연측은 훨씬 많은 기술적 어려움이 예상되는 KSLV-II의 개발지연에 따른 추가적인 비용발생등에 대한 비상계획을 전혀 세우지 않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우주발사체개발사업 사업비 및 사업기간 변경 내용
구분	변경 년도	총사업비		사업기간		변경사유및내역
		당초	변경	착수	완료
최초	‘02	3,594억		‘02	‘05
1차변경	‘05	3,594억	5,025억	‘02	‘07
2차변경	‘07	-	-	‘02	‘08	한·러간 우주기술보호협정 지연으로 개발기간 연장
3차변경	‘08	-	-	‘02	‘09	수입부품 확보 어려움
2차발사		-	-	‘02	‘10	1차발사 실패
3차발사		-	5,225억	‘02	미정	2차발사 실패

이 뿐만 아니라 항우연의 KSLV-II와 관련된 산업계 인력수급 계획에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2008년 항우연측은 KSLV-II 계획을 수립하면서 당시 118명에 불과하던 산업체 연구인력을 사업이 완료되는 2019년까지 600명으로 확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실천로드맵은 지금껏 내놓지 못하고 있다.

또한 2008년에 산업체 인력 현황을 조사해 놓은 이후로 2010년 10월 현재 산업체의 구체적인 인력현황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임해규 의원은 ‘나로호 2차발사 실패를 오히려 좋은 기회로 삼아 KSLV-II 계획은 처음부터 철저하게 되짚어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KSLV-II는 단일 과제로서는 지금껏 가장 규모가 큰 1조6천억짜리 과제입니다. 따라서 계획을 수립하는 과정부터 사업이 진행되는 과정에 이르기까지 철저한 준비와 외부기관의 감리가 필요합니다. 사업이 졸속으로 추진되어서는 안되며, 우리가 막대한 세금을 들여 이 사업을 마쳤을 때 국가적으로 얻을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확실하게 짚고 넘어가야 합니다’라고 말했다.

또한 임 의원은 ‘미국의 NASA 사례에서 보는 바와 같이 우주산업 전반의 거버넌스가 정부는 우주정책의 방향을 정하고 사업의 상당부분은 민간에 맡겨 민간이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방향으로 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