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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23/09/13  IBS뉴스
[기고문] 경기도 분도가 아니라 행정개혁이 먼저다.
황인오(부천시민 i-fire@hanmail.net)
100년을 내다보는 국토 운용 전략이 세워져야 한다.

경기북도 분도론

부천시민 황인오 님
우리나라 최대의 지방자치단체인 경기도의 분도론(分道論)이 제기된 지 거의 30년이 넘었다. 인구가 1.400만이 넘어 전체 나라 인구의 1/3 가까이 살고 있고, 종전까지 최대 자치단체였던 서울시의 인구를 넘어선 지도 오래되었다.

경기도에는 31개 시도가 있다. 이 중에 분도를 요구하는 북부지역은 의정부시를 비롯하여 10개 시군이다. 한강을 기준으로 나누고 있다. 경기도의 분도를 요구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살펴보자.

첫 번째는 북부에 해당하는 지역민이 도청 소재지인 수원까지 가는 길이 너무 멀다는 것이다. 중간에 서울을 거쳐 가기도 하고, 그렇지 않더라도 최북단의 파주나 연천 가평 등에서는 너무 멀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북부지역은 휴전선과 맞닿아 있거나 한강 수계의 상류 지역이라 북한과의 대치에 따른 안보상의 이유로, 수도권 거주민들의 상수원을 보호하기 위하여 각종 개발이 제한되어 불이익을 받아왔기 때문에 이를 해소하기 위해 별도의 자치단체로 독립해야 된다는 것이다. 실은 이것이 분도론의 핵심 이유라고 본다.

세 번째는 첫 번째와 연계되는 것이지만 경기도의 인구가 다른 시도에 비해 너무 많기도 하고, 경기도의 행정이 주로 수원을 중심으로 시행되기 때문에 행정의 효율성을 위해 분도해야 한다는 것이다. 분도 대상이 되는 10개 시군의 인구도 360만 명이나 되어 현재 17개 광역자치단체 가운데 3위가 된다.(분도가 되면 18개 광역단체가 되고 역시 3위가 된다.)

30년이 넘은 경기도 분도론 논의는 최근 들어 논지가 조금 바뀌었다. 그동안의 분도론은 북부 지역이 불이익을 당하고 있고 이를 바로 잡아 북부 지역민들의 상대적 박탈감을 해소하고 균형있는 발전을 꾀하겠다는데 있었다.

이러한 논지 자체가 바뀌었다기보다 방점이 변했다고 할 수 있다. 불이익 해소와 함께 경기 북부지역의 성장잠재력이 높기 때문에 이를 촉진하기 위해 분도를 적극 추진해야 한다는 것으로 논점이 이동한 것이다. 어느 쪽이나 남부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더딘 개발을 촉진하여 북부 지역의 경제적 도약을 꾀하자는 것은 크게 다르지 않다.

불이익은 해소해야

그동안 역대 경기도지사들은 선거 때마다 북부 지역민의 표를 얻기 위해 분도에 적극 찬성하며 당선되면 이를 추진하여 실행하겠다고 약속해왔다. 경기도지사에게 분도를 실현시킬 법적인 권한이 없으니 지키지 못할 정치적 약속을 한 셈이다.

결과적으로 역대 도지사들의 약속은 공약(空約)이 되었다. 처음부터 지킬 의도가 없었을 수도 있고, 실현하고자 했으나 현실적 한계로 지키지 못했을 수도 있다. 그런데 이번에 민선 8기 김동연 지사의 행보는 역대 지사들과는 다르게 비교적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경기도에 민관합동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추진단을 두어 실무를 담당하게 하는 등 분도 실현을 위해 구체적인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 거기에 북부 분도론이 중심지인 의정부 출신 김민철 의원의 ‘경기북부특별자치도설치법안(案)’ 제출과 발맞추어 여야 국회의원들에게 법안 통과를 위해 협력해 줄 것을 호소하고 있다. 선거공약이기는 하지만 자신의 권한을 나누는 일에 적극적으로 임하는 태도는 높이 살 만하다.

그러나 경기도 북부지역의 분도론에 일정하게 긍정하더라도 먼저 살펴야 할 일이 있다. 지방자치제도의 개선에 따라 특별자치 광역시도가 생긴 지 벌써 20년이 다 되어 간다. 세종시를 행정수도로 만들려다가 헌법재판소의 이른바 ‘관습헌법론’으로 제동이 걸려 2006년 12월 특별자치시로 수정되고, 같은 해 2006년 7월에는 제주도가 특별자치도로 설정된 것이다.

이때만 해도 말 그대로 특별한 경우로서 두 광역단체가 특별자치단체의 지위를 갖는 것에 대해 특별히 문제를 제기할 것이 없었다고 할 수 있다.

경기북도 신설은 강원도의 인구감소를 초래할 것.

세종시와 제주도의 특별자치단체 설정은 말 그대로 특별한 경우로서 논란의 소지가 적었고 그 진행이 비교적 순조로웠다. 2006년 처음 특별자치시도(市道)가 설정된 후 16년 만에 강원도가 특별자치도로 설정되었다.

20대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주요 양당 정당 후보가 강원도의 요구를 덥석 받았기 때문에 역시 순조롭게 진행되어 2년도 안되어 특별자치도법이 통과되어 현실화되었다.

이로써 과연 강원도의 인구감소가 중지되고 부흥과 도약의 길로 순항할 것인지 기대와 걱정이 교차되고 있다. 강원도 역시 경기북부 지역처럼 한반도의 분단 이후 군사안보의 첩경으로 역할을 다해왔다.

또한 수도권 주민들의 식수를 공급하고 나라 전체의 생태환경을 보전하는 국토의 허파와 같은 지역으로 봉사해왔다. 게다가 2000년대 들어 주요 석탄광이 폐광하기까지 이 나라의 부엌에서 난방과 취사를 책임지는 에너지 공급원으로서 역할을 다해왔다.

군사안보, 생태환경 안보, 에너지 안보를 위해 역할을 다 해온 강원도에 대한 국민들의 일정한 부채의식이 특별자치도 설정을 이해하는 기류도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렇게 모처럼 강원도의 부흥을 이끌 실마리가 될 특별자치도 설정은 경기도의 분도에 크게 영향을 받을 것이다.

경기북부특별자치도가 현실화되고 새로운 수도권으로 개발 붐이 일어나 일자리가 생기고 돈이 돌아 경기가 활성화되면 경기북부 지역과 지리적으로 밀접한 강원도 북부 지역민들이 동요할 것은 불문가지이다.

법으로만 특별자치도가 되었을 뿐 이렇다 할 경제부흥 요인이 별로 없는 강원도가 새로운 인구 유입은커녕 인구의 유출을 막기에도 버거운 것이 현실이다.

거기에 경기북도가 신설되고 그것도 특별자치도가 되어 독자적인 개발을 펼치면 국토의 균형발전은 공염불에 그칠 것이다. 말이 경기북도이지 수도권의 팽창을 가속화시켜 비수도권의 인구 유출과 강원도 내 기초단체 소멸위기를 부채질하는 효과는 쉽게 예상할 수 있다.

국토균형 발전과 국토운용의 개편

역대 정부는 수도권에 집중된 인구와 경제 문화의 편중을 해소하고 국토의 균형 발전을 위해 나름대로 노력해 왔다. 박정희 정권 당시에 행정수도 설치를 검토한 것은 국토의 균형 발전이라는 시각보다는 안보적인 고려가 주로 작용한 것이지만 그때의 행정수도 논의가 세종시 설치로 구체화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노무현 정부에서는 균형발전이 국정의 주요 방향으로 채택되어 세종특별자치시 설치에 이어 공공기관의 지방 이전이 구체화되었다. 김영삼 정부 때에는 전면적인 행정개혁이 논의되어 기초, 광역, 중앙정부 3단계로 되어있는 체계를 2단계로 줄일 것인지 여부를 포함한 대대적인 개편이 검토되었다. 여러 사정이 있었지만 이를 주도하던 당시 정권의 실세인 최형우 내무부 장관의 와병으로 힘있게 추진되지 못했다고 알려져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현재의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 문제를 바라볼 필요가 있다. 세계 최고의 고령화 속도, 세계 최저의 합계출생률에 따라 인구감소가 가시화되고 있고, 기후위기에 따른 장기적인 국토 운용 방안, 디지털 혁명에 따른 급속한 산업 구조의 변화, 세계화의 종식과 신냉전 체제라는 새로운 국제질서의 대두 등 안팎에서 밀려오는 대격변의 와중에 이 나라 공동체가 어떻게 대응해 나아갈 것인지를 바라보는 행정개혁의 일환으로 정부조직법 개편을 통한 중앙정부의 재조직과 함께 지방행정 체제의 개편을 본격적으로 심도 깊이 연구 검토해야 할 시점이다.

행정개혁의 전략적 관점

특별자치시도는 말 그대로 특별한 경우에 특별한 효과를 목표로 하고 중앙정부와 국회 차원에서 전략적으로 검토해야 할 것이다.

그런데 현재와 같이 각각의 자치단체에서 제각기 특별자치도 설정으로 요구하는 대로 따라가려면 도대체 중앙정부와 국회는 무엇하는 곳인가 하는 근본적인 질문을 할 수밖에 없다. 알려진 것처럼 현재 특별자치도를 요구하는 곳은 경기북부 말고도 전라북도와 충청북도가 있다.

그렇게 되면 올해부터 특별자치도로 설정되어 출범을 한 강원도를 포함하면 17개 광역단체 중 서울특별시를 포함하여 ‘특별한’ 시도가 전부 7곳이 된다.(경기북도가 신설되면 광역단체는 모두 18개가 된다.)

이제 또 어느 곳이 특별자치도 설정을 요구할지 궁금해진다. 특별자치도시나 도가 안된 지역의 단체장들이 무능한 사람으로 인식되어 저마다 특별자치 지위를 얻기 위해 나설 것은 눈에 보이는 수순이다. 저마다 특별자치도나 특별자치시를 요구하면 어떤 기준에 따라 승인하거나 하지 않거나 할텐가. 국회에서 세를 많이 확보하는 순서가 될까?

경기북부 지역민들이 그동안 군사안보와 생태안보의 최전선이 되어 불이익을 받았다는 박탈감도 충분히 이해되고,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가치가 충분하다는 시각도 동의할 수 있다. 어떤 형태로든 생태환경을 보전하면서도 경제적 효과를 얻을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여 그간의 박탈감을 치유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그건 그대로 연구 검토하고 추진할 일이나 분도 여부는 중앙정부와 국회가 전략적으로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 전국의 기초단체 중 1/3 이상이 소멸위기에 처해 있는 현실을 반영하여 김영삼 정부 당시 논의하다가 중단한 3단계에서 2단계로 개편할 것인지 등. 급변하는 시대에 적절히 대응하고 해묵은 지역감정을 해소하며 국토의 균형발전을 실질화하는 근본 방안을 연구할 때이다.

김동연 도지사도 선출직 단체장으로서 약속한 것을 이행하려는 자세는 훌륭한 것이나 경기도만이 아닌 대한민국이라는 공동체 전체의 균형 발전이라는 차원으로 접근하여 국토 운용의 재편의 큰 그림 속에서 경기도를 어떻게 경영할 것인지를 바라보는 관점을 가질 것을 요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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