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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19/09/27  ibs뉴스
아빠와 신체놀이가 아이의 머리를 바꾼다
[기고문] 가톨릭의대 의정부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김영훈 교수
요즘 아이들은 밖에서 같이 놀 기회가 적어졌다.

누군가와 놀아도 주로 게임을 하는데 많아봐야 서너 명이다. 그리고 집안에서 주로 놀게 되는데, 놀이 상대는 매번 어울리는 친한 친구이거나 형제가 전부다. 또 함께 논다고는 하지만 같이 모여도 각자 게임을 하느라 대화는 거의 없다. 상황이 이러하니, 동네에서 아이들이 어울려 노는 풍경을 보기 어렵다.

부모들은 뇌의 발달이라고 하면 독서를 통한 지식의 축적이나 학교에서 이루어지는 수업, 예체능 교육만을 떠올리기 쉽다. 하지만 신체놀이야말로 뇌를 발달시키는 가장 중요한 경험이다.

인공지능에게는 글을 쓰는 것보다 몸을 움직여 걷는 것이 더 어려운 숙제였다. 로봇에게는 말하는 것은 쉬웠지만 걷고 균형 잡는 것은 훨씬 어려운 일이었다. 그만큼 인간에게 걷고 뛰는 것이 중요하며 진화론상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

인간은 대뇌보다 20배 정밀한 소뇌의 시냅스를 가지고 있는데, 소뇌는 신체 운동뿐 아니라 추상적인 사고 및 집중력에도 관여 한다. 이런만큼 놀이를 통한 아이의 뇌는 감각 정보를 받아 그것을 해석하고 이해한 뒤 반응한다. 그리고 오감, 운동, 위치 등의 감각정보들은 뇌 발달을 촉진시킨다.

한편 방대한 양의 감각정보를 저장하는 것은 뇌 발달의 시작에 불과하다. 때문에 어린 시절의 중요한 과제인 뇌 발달은 신체놀이를 통해 본격적으로 이루어진다. 그리고 저장된 방대한 감각 정보를 해석하고 통합하고 이해하고 의미를 얻어내는 현장이 바로 신체놀이다.

대개 아빠들은 아이가 칭얼대지 않고 혼자서도 잘 놀면 보살핌이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하기 쉽다.

물론 시간적인 여유가 있거나 아이 역시 기분이 좋을 때는 함께 놀기도 한다. 하지만 그런 경우 외에는 아빠에게 놀이란 아이가 칭얼거릴 때 주의를 분산시키거나 기분이 나아지게 부추기는 수단이다.

또는 아이와의 상호 작용에 대해 별다른 의미를 느끼지 못하기 때문에 아이가 혼자 잘 놀면 옆에 있기보다는 그 시간을 활용해 밀린 일을 하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놀이는 아이가 울거나 떼를 쓸 때만 필요한 것이 아니다. 놀이는 아이를 목욕시키거나 옷을 갈아입히는 것처럼 일상적이어야 한다. 이러한 신체놀이가 이루어질때 비로소 아이와 교감을 쌓을 수 있다.

리처드 플레처는 아기들의 몸이 엄마와 아빠가 있을 때 각각 다르게 반응한다고 말했다.

가령 엄마 앞에서 아기의 움직임은 부드럽다. 손, 발, 손가락, 발가락을 엄마 쪽으로 뻗었다 거두기를 1분에 네 번꼴로 부드럽게 반복한다. 아기의 얼굴은 온화하게 빛난다.

그런데 아빠와 있을 때 아기의 움직임은 격렬해진다. 근육이 긴장하고 움찔거린다. 얼굴은 활기를 띤다. 눈썹은 놀라가고 입을 벌리며 생글 거린다. 아빠에게 뭔가 재미있는 걸 기대하듯 손가락과 발가락, 팔, 다리를 아빠 쪽으로 쭉쭉 뻗는다.

아이는 걸음마를 시작하면 잠시도 가만있지 않고 아빠가 같이 놀아 주기를 바라는 마음을 확실히 드러낸다.

두 돌 지난 아이를 둔 아빠들은 집에 왔을 때 아이의 ‘다리를 휘감는’ 환영 인사에 익숙할 것이다. 어떤 환영식은 집에 들어서기도 전에 현관에서 이루어질 때도 많다.

아빠가 거실이나 낮은 소파에 누워 있을 때 아이들은 참지 못하고, 팔꿈치가 아빠 눈을 치든 말든, 무릎이 아빠 사타구니를 누르든 말든, 아랑곳하지 않고 아빠에게 몸을 내던진다.

아빠와의 놀이는 아이와의 유대감을 촉진하며 성장에도 중요하게 발휘된다. 아이는 놀이로 사람들의 생각을 이해하고 어울리는 법을 배우는데, 특히 아빠와의 놀이는 애정 어린 관계를 굳건히 다지고 사고와 감정 조절, 문제 해결력의 발달을 돕는다.

또한 놀이는 창의력과 사회성을 관장하는 뇌 부위를 자극한다. 이 자극은 주도성과 창의력 및 융통성을 가진 조화로운 성인으로 성장하는 데 필수 불가결한 요소다.

하지만 요즘 아이들은 사방치기나 고무줄 놀이, ‘다방구’ 등의 신체놀이를 거의 경험하지 못한다.

게다가 많은 부모들이 어린 시절부터 인지학습적인 자극을 중요하게 여기는 바람에 아이들이 자기주도적이고 창의적으로 놀 수 있는 기회도 많이 줄어들었다.

아이에게 ‘쎄쎄쎄 놀이’는 리듬과 운율 감각을 기르는 동시에 손과 눈의 협동을 연습하는 과정이다. 또 ‘까꿍놀이’는 대상항상성을 촉진시키는데 큰 도움이 된다. 대상항상성이란 물체가 더 이상 눈앞에 보이지 않거나 만질 수 없어도 그 자리에 계속 존재함을 알게 되는 것이다.

이밖에도 모든 아이들이 좋아하는 맴돌기 놀이는 신체 균형을 담당하는 신경회로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이처럼 놀이는 신체 움직임을 자극해 뇌 발달을 촉진하는데, 이를 통해 아이는 세상을 이해하기 위한 감각 정보를 통합하고 근육운동을 조정해 마침내 생각을 만들어낸다.

처음에는 감각 정보에 근거한 구체적인 사고를 하지만 나중에는 상상에 근거한 추상적인 사고가 가능해지는 것이다. 이를 입증하듯 과학자들은 거친 신체 놀이 후에 뉴런 성장에 필수 요소인 뇌신경성장인자(BDNF)의 방출이 증가됨을 발견했다.

때문에 아이의 두뇌성장을 위해서라도 아이는 매일 규칙적으로 외부에서의 신체놀이를 습관화해야 한다.

부모는 하루 60분 이상 바깥놀이를 확보해주어야 하며 놀이와 나들이, 산책하기 등에 함께 참여하면서 자연스럽게 아이의 기초체력도 키울 수 있다. 미세먼지 등으로 외부 활동이 어렵다면 집에서 공, 훌라후프 등의 다양한 기구를 활용하면 된다. 아이들은 이러한 기구들로 거리와 높이, 길이, 빠르기 등에 대한 감각을 경험하면서 신체조절력을 기를 수 있다.

특히 집에서 할 수 있는 운동은 줄넘기가 좋다. 줄넘기는 심폐지구력과 순발력, 민첩성, 유연성을 기르는 데 탁월한데, 유치원 아이들이 줄넘기를 하려면 자신감을 먼저 키워야 한다.

줄넘기를 할 줄 모르는 아이에게는 부모가 직접 줄을 돌려주며 넘기에 대한 성취감을 느끼게 한 다음, 큰줄넘기와 음악줄넘기 같은 놀이와 재미를 가미한 운동으로 이어가면 된다.

또한 운동은 면역력을 키워준다. 평소 잠을 푹 자고 햇볕을 쬐며 뛰어놀거나 가벼운 스트레칭을 해주는 것만으로도 면역력은 높아진다. 운동감각이란 일찍 시작하면 시간이 덜 걸리고 효과적으로 좋아지므로 아이들처럼 두뇌가 유연한 시기에 특히 전체 체험을 하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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