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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16/09/29  강진서 기자
[강 기자] 머리부터 발끝까지 솔직한, 제주도 한 달 여행기 (10)

6월 21일(22일째) [이호테우 체험 배낚시]

 

배낚시는 배와 낚싯대, 바다만 있다면 어디서든 할 수 있다. 즉, 아무 데서나 할 수 있다 (=가장 가까운 이호테우 해안으로 가 배낚시를 하기로 했다) 배낚시를 제대로 즐기기 위해서는 챙겨야 할 필수품이 있다. 첫 번째, 약국에서 파는 마시는 타입의 멀미약(500원, 1시간 전에 미리 마시기. *먹지 않는다면, 배에서 입을 틀어막고 개고생만 하다 돌아올 가능성이 매우 높다.) 두 번째, 낚시용품점에서 파는 지렁이(3,000원어치 정도가 적당하다. *지렁이가 따로 있는 배도 있으니 먼저 전화로 물어봐도 좋다) 세 번째, 밀짚모자. (얼굴을 새카맣게 태우거나 일사병으로 쓰러지고 싶지 않다면 챙겨야 한다. 보통 밀짚모자가 가게 안에 있어 가져가지 않아도 챙겨준다)이 세 가지만 있다면, 충분히 배낚시를 즐길 수 있다.

 

이호테우 체험 배낚시의 아주머니와 밀당하며 아슬아슬하게 예약을 했는데 찾아가 보니 밀당한 것치고 너무 여유로웠다. 횟집과 배낚시를 함께하고 있었는데, 낮인지라 가게 안이 널널해  여유는 넘쳐났지만, 할 짓은 없었다. 돌아다니기엔 해가 너무 쨍하니 떠 있었고, 걸어도 걸어도 바다만 있으니. 시간이 될 때까지 가게에 있어도 된다는 아주머니의 말에 해경들이 바다에 풍덩 풍덩 빠져서 보트를 바다에 둥둥 띄워놓고 어푸어푸 헤엄치는 것을 멍하니 구경하다가, 모랫바닥에서 서퍼들이 보트를 깔고 손을 마구 휘젓는 것을 보다가, 가게 천막을 그늘 삼아 불어오는 바닷바람을 맞으며 낮잠을 잤다.

 

▲ 낚싯배 오리온과 선장님

 

낮잠을 자고 뒹굴뒹굴하며 기다려도 예약한 사람들이 오지 않아 20,000원을 낼뻔한 것(사람이 적으면 많이 낸다)을 겨우겨우 다 와서 15,000원을 내고 오리온이라고 쓰여있는 배에 올랐다. 배들이 줄줄이 선착장에 줄 서 있는데, 그 앞에는 경찰 2명이 지키고 서 있었다. 승선 명단과 술에 취했는지, 구명조끼를 제대로 착용했는지 쓱 훑어보고는 고개를 끄덕이더니 돌아갔다. 관례라는 느낌이랄까. 엄청나게 들뜬 남학생 무리와 혼자 온 중학생쯤 되어 보이는 남자아이와 줄줄이 배에 올랐다. 털털거리면서 나아간 오리온은 출렁이는 파도에 맞춰 흔들렸는데 흔들리는 오리온에 맞춰 속도 울렁울렁 흔들렸다….

 

▲ 선착장을 떠나 가는 배와 뒤로 보이는 이호테우 해변

 

출렁이는 배 안에서 사 온 지렁이를 접시에 던져놓고 토막 내서 낚싯바늘에 끼웠다. 산 지렁이는 물고기가 잘 물지 않는다고 해 죽은 아이들을 먼저 찌에 끼웠다. 도보 위에 말라붙은 지렁이들만 봐왔던지라 지렁이 피가 빨갛다는 것을 이때 처음 알았다. 크릴새우도 함께 끼우는 것이 좋다길래 위에는 새우, 아래는 지렁이를 끼웠다. 이호테우에서는 주로 우럭, 깩주리(쥐치), 어랭이, 해파리를 많이 볼 수 있다.

 

배에 타면 릴낚시와 줄 낚시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는데, 초심자라면 줄 낚시가 좋다. 릴낚시는 둔해서 미끼를 물고 날라도 느끼기 힘들다. 멋도 모르고 릴낚시를 선택했다가 강태공이 되어 세월만 낚고 있었다. 낚싯대를 올릴 때마다 보기 좋게 먹이만 사라진 낚싯바늘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배 뒤에서 계속해서 환호성이 터지는 것에 비해 너무 조용했는지 선장님이 몇 마리 잡아주셨다. 선장님도 운이 따라주지 않았는지 그리 많이 잡지는 못했다.

 

▲ 제주도 이모가 떠주신 회

 

배낚시는 1시간 반에서 2시간 정도 하는데 많이 잡히면 1시간 반 만에 돌아가고 잡히지 않으면 2시간은 족히 바다 위에 있을 수 있다. 1시간 반 동안 2마리도 못 잡아서 2시간 동안 배는 바다에 떠 있었다. 오기로 남아 몇 마리 잡은 것을 가게에 가져가자 회치는 비용(쌈 채소 포함)이 20,000원이라길래 바로 이모한테 가져가서 쳐달라고 했다. 역시 회는 바로 먹어야 쫀득하니 식감이 좋다.

 

*22일째 참고. 사람이 많으면 15,000원 없으면 20,000원. 지렁이를 가지고 가면 깎아주는 곳도 있다. 배에서 토를 하면 고기 운이 없다는 속설이 있다. 함께 탄 사람은 결국 바다에 토를 했는데, 그 이후로 물고기가 잘 잡히지 않았다는 슬픈 소식.

 

 

[3주째 소감. 걸어서 여행하는 것도 좋지만, 차를 빌려서 여행해보고 싶었기 때문에, 바이트레인(내일로기차여행 커뮤니티)으로 제주도에 여행 오는 사람을 찾아 동행했다. 함께하는 여행은 정적 없이 보낼 수 있지만, 혼자 하는 여행은 마음이 편하다. 결국, 각자만의 매력이 있다는 거.]

 

 

 

<4주째, 여유로운 발걸음. 볼 거 다 본 사람처럼 느긋하게 돌아다녔던 주>

 

 

6월 23일(24일째) [동문 시장 방황 → 용금분식]

 

비가 쏟아졌던 22일 덕에 바쁘게 돌아다녔던 일주일 중 하루를 쉬고 정한 주제는 트립앤바이&트래블라인 주변 투어였다. (트립앤바이와 트래블라인은 부산, 경주, 제주도 등 지역 맛집이나 명소를 정리해서 보여주는 앱이다. 정보가 밀집되어있고 정리가 깔끔하게 잘 되어있기 때문에 쓸만하다) 그날따라 분식을 먹고 싶었다. 평대와 애월읍에 맛있는 떡볶이집이 있었지만, 맛집답게 도도해서 문을 일찍 닫고, 휴일이 들쑥날쑥했기 때문에 근처에 유명한 분식집을 찾아봤다. 앱을 뒤적여 찾은 사랑 분식이 맛있다는 말과 지나가면서 봤던 짬뽕 떡볶이라는 동문 시장 간판의 기억을 결합해 시장으로 향했다.

 

▲ 새천년의 문화를 새로운 비전으로 열어가는 제주도..?

 

하지만, 네이버 지도를 봐도 트래블라인을 봐도 사랑 분식을 가리키는 장소는 같은데 사랑 분식은 없었다. 가도 가도 런닝맨을 찍었다는 분식집과 그 옆에 붙어있는 관광객이 바글거리는 분식집뿐이었다. 길치인 제 탓이라며 합리화하고 근처 포장마차에서 쑥호떡(500원)을 사먹으며 물었더니, 이미 문 닫은 지 오래란다……. '꿩 대신 닭'이라고 찾아간 짬뽕 떡볶이가 쓰여있는 맛나 분식은 떡볶이를 포함, 호떡조차 팔지 않는 짝퉁 분식집이었고, 비싼 문어 다리만 조각내 중국인들에게 건네주고 있었다.

 

이대로 돌아가기에 너무 아쉬웠던 나는 아쉬운 게 나았을 선택을 했다. 분식집을 찾기 위해 동분서주하며 본 낱개로는 팔지 않는 감귤도너츠 2개(1,000원, 4개 3,000원)를 사버린 것이다. 낱개로 팔지 않는 이유가 있을 것임에도 불구하고!

 

▲ 제주남초등학교 앞에 있는 용금분식

 

퍽퍽한 감귤 향을 입에 머금고-여전히 떡볶이에 미련을 가진 채- 돌아가는 길에 이모네 아이들이 다니는 초등학교가 보였다. 맞은편에는 당연하다는 듯이 낡은 분식집이 있었다. 학교 앞 떡볶이집은 틀리지 않는다는 정석을 믿고 찾아간 제주남초등학교 앞 낡은 용금분식에서 국물 떡볶이(500원)를 샀는데......정석은 틀릴 때도 있다는 것을 배웠다. 무엇이든지 직접 체험해봐야 제대로 배운다는 깊은 가르침을 얻고 후회와 미련으로 가득 찬 채 숙소로 돌아왔다.

 

*24일째 참고. 결국, 치즈떡볶이를 해먹었다. 이모가 그렇게 찬양하던 제주도 마트 2위(?)에 빛나는 진영마트, 동문 시장보다 싸다는 진영마트에서 재료를 사다 오래 걸린다고 잔소리를 들으며. <다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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