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 9기 조용익 시장이 7월 1일 취임식을 갖고 본격 출범했다. 새로운 임기는 언제나 새로운 비전과 공약으로 시작한다. 하지만 시민들이 바라는 것은 화려한 청사진이 아니다. 수십 년째 답을 찾지 못한 지역 현안을 해결하는 것이다.
부천에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세 가지 과제가 있다. 원도심 재개발, 상동문화영상단지 개발, 그리고 폐기물처리시설(소각장) 현대화사업이다. 사업마다 성격은 다르지만 공통점은 분명하다. 오랜 시간 행정과 정치, 주민 갈등 속에서 표류했고, 이제는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것이다.
가장 시급한 것은 원도심 재개발이다.
부천은 1990년대 중동신도시 개발 이후 도시의 중심축이 신도시로 이동하면서 원도심 공동화 현상이 가속화됐다. 심곡동과 원미동, 춘의동, 소사본동, 괴안동 등 상당수 지역은 준공 30~40년이 넘은 노후 주택이 밀집해 있다. 좁은 도로와 부족한 주차공간, 열악한 생활환경은 시민들의 일상이 됐다.
문제는 사업이 쉽게 추진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정부의 부동산 규제와 경기 침체, 공사비 급등으로 사업성이 크게 떨어졌고, 조합 내부 갈등과 주민 간 이해관계 충돌도 반복됐다. 일부 구역은 정비구역 지정이 해제됐고, 추진위원회가 해산되는 등 사업이 원점으로 돌아가는 사례도 적지 않았다.
최근 정부가 재건축·재개발 규제를 완화하고 노후계획도시 정비를 추진하고 있지만, 부천 원도심은 여전히 사업성 확보라는 높은 벽을 넘지 못하고 있다. 결국 행정이 인허가 기간을 단축하고 기반시설 지원 방안을 마련하는 등 적극적인 역할을 하지 않으면 사업은 다시 제자리걸음을 반복할 가능성이 크다.
상동문화영상단지는 부천의 미래 산업을 책임질 마지막 대규모 개발사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약 38만㎡ 규모의 부지는 20여 년 전부터 영상문화산업의 거점으로 조성하겠다는 계획이 추진됐다. 그러나 개발계획은 여러 차례 바뀌었다. 영상문화단지, 복합쇼핑시설, 기업 유치 등 다양한 구상이 제시됐지만 부동산 경기 변화와 투자 여건 악화, 사업성 논란으로 번번이 속도를 내지 못했다.
최근에는 웹툰과 영화, 드라마, 인공지능(AI) 등 K-콘텐츠 산업과 연계한 문화콘텐츠 복합단지로 방향을 재정립하고 있다. 이는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BIFAN), 한국만화박물관, 웹툰융합센터 등 기존 문화자산과 연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하지만 방향만 제시해서는 부족하다. 서울과 인천, 고양, 성남 등 수도권 지방자치단체들이 콘텐츠 산업 유치 경쟁을 벌이는 상황에서 속도가 경쟁력이다. 투자 유치와 행정 절차를 신속하게 마무리하지 못한다면 상동영상단지는 또 하나의 '계획만 있는 사업'으로 남을 수 있다.
폐기물처리시설 현대화사업 역시 더 이상 늦출 수 없는 과제다.
부천시 소각시설은 장기간 운영되면서 시설 노후화가 진행됐다. 안정적인 폐기물 처리와 환경기준 강화에 대응하기 위해 현대화는 반드시 필요한 사업이다. 하지만 시설 규모와 처리 용량, 환경영향, 주민 지원 방안 등을 둘러싼 갈등은 사업 추진의 가장 큰 걸림돌이 됐다.
환경기초시설은 도시 운영에 없어서는 안 되는 필수시설이다. 그러나 혐오시설이라는 인식과 건강권에 대한 우려가 맞물리면서 주민 반대가 이어졌고, 그 결과 사업 일정도 반복해서 늦어졌다.
시간은 행정의 편이 아니다. 시설은 노후화될수록 유지관리 비용이 증가하고, 사업이 늦어질수록 공사비는 눈덩이처럼 불어난다. 결국 갈등을 관리하고 시민 신뢰를 얻는 것은 행정의 책임이며, 시장의 리더십이 필요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들 세 사업은 단순한 개발사업이 아니다. 원도심 재개발은 도시의 경쟁력을, 상동문화영상단지는 부천의 미래 먹거리를, 소각장 현대화사업은 시민의 안전과 환경을 책임지는 사업이다. 어느 하나 실패해서는 안 되는 이유다.
민선 9기 조용익 시장이 해결해야 할 과제다. 행정의 성과는 얼마나 많은 사업을 발표했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많은 문제를 해결했느냐로 평가받는다.
'곧바로 착착' 프로젝트처럼 시민이 체감하는 생활밀착 정책도 중요하다. 그러나 도시의 미래를 바꾸는 것은 결국 오랫동안 쌓여온 난제를 풀어내는 리더십이다.
민선 9기가 끝나는 4년 뒤, 시민들이 기억해야 할 것은 새로운 슬로건이 아니라 "그동안 안 되던 일이 해결됐다"는 평가다. 그것이 조용익 시장과 민선 9기가 반드시 남겨야 할 가장 큰 성과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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