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9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부천영화제, BIFAN)가 지난 7월 개최 막을 내린 가운데 성과는 뒤로하고 부천시 재정 부담이 점점 커지고 있어 국비 확보 등 대책이 요구된다.

가뜩이나 국비 지원이 미약하여 어려운 여건에 지난 정부는 부천영화제를 비롯한 국내 3대 영화제 예산을 2억 원에서, 많게는 6억 원까지 삭감했다.

부천영화제 예산은 시비와 국비 · 도비, 후원금, 수익금 등 약 50~60억 원대가 구성된다. 이중 부천시가 70% 이상(약 40억 원 이상) 재정을 지원하고 있어 어려운 부천시 재정에 부담이 아닐 수 없다.

국비 지원은 부산영화제나 전주영화제에 비해서도 낮은 수준이다. 부천시 보조금에 대한 의존도가 과도하게 높고, 자체 수입 비중이 낮다. 매년 수십억 원의 예산을 사용하면서도 자생력을 갖추지 못하고 있어 시 재정이 어려운 상황에서 영화제가 흔들릴 수 있다.

이러다 보니 지난 7월 영화제가 끝난 이후 후문이 좋지 않다. 관객 수가 부천시 추산 5만 2천 여 명으로 2023년 6만 7천 여 명에 비해 줄었다. 2024년 5만 3천 여 명에 이어서 또 한 번 뒷걸음질 쳤다. 상영작 또한 매년 240편 이상이 상영됐지만 올해는 221편이 상영됐다. 어디서나 볼 수 있어 식상하다. 상영관 축소 등 혹평이 나오고 있다.

그런 데다 해마다 논란의 마니아층만을 위한 장르 영화제로 시민들의 문화 욕구에는 부응하지 못하고 지역경제에도 크게 이바지하지 못한다는 비판이다.

앞으로 인건비와 물가상승률에 따라 영화제 비용은 늘어날 수밖에 없다. 이대로 영화제를 지속 끌고 가다가는 부천시 재정으로 감당이 어려울 정도가 될 수 있다. 하루라도 빨리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영화 팬뿐만 아니라 일반 시민들이 쉽게 즐길 수 있는 다양한 부대 행사를 마련하고, 영화제 기간 동안 부천시 전체가 축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도록 시민 참여를 유도해야 한다.

부천영화제는 오랜 역사와 독특한 색깔을 가진 중요한 문화 자산이다. 하지만 영화제가 앞으로 나아갈 방향에 대한 중요한 고민을 던져준다. 당면한 과제들을 극복하고, 명실상부한 ‘판타스틱 시티’의 중심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는 앞으로의 변화에 달려 있다.

다행히 문화예술 지원에 적극성인 정부가 들어섰다. 부천영화제가 더 많이 발전할 수 있도록 부천시와 부천 정치권은 100% 국비 예산을 확보한다는 각오로 총력을 다해야 한다.

부천영화제가 부천시를 넘어 경기도, 대한민국의 브랜드로 거듭날 수 있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