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 년간 우리 사회는 ‘사무장 병원’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의료인이 아닌 일반인이 의사를 내세워 병원이나 요양기관을 운영하여 불법 수익을 추구하는 사무장 병원은 단순한 법률 위반을 넘어, 국민 건강과 건강보험 재정에 심각한 위험을 가하고 있다.

사무장 병원의 가장 큰 폐해는 환자의 생명과 건강이 위험에 노출된다는 점이다. 이들은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과잉진료, 비급여 유도, 불필요한 검사 및 입원을 남발하고, 때로는 자격 없는 인력을 의료현장에 투입하기도 한다. 그 결과 진료의 질은 떨어지고, 의료사고의 위험도 높아진다. 그러나 이보다 더 심각한 문제는 건강보험 재정 누수다. 국민이 낸 건강보험료가 사무장 병원의 부당청구로 새고 있는 것이다.

건강보험공단(이하 공단)에 따르면, 2009년부터 2024년 10월까지 적발된 불법개설기관 부당청구액은 약 3조 400억 원 이지만 폐업, 명의 변경, 자산 은닉 등으로 추적을 어렵게 만들어 이중 실제 환수된 금약은 7.93% 수준에 불과하다.

이러한 악순환을 끊기 위해서는 지금보다 강력하고 즉각적인 단속 수단이 필요하다. 그 해답 중 하나가 바로 공단에 특사경 제도를 부여하는 것이다. 현재 사무장 병원에 대한 수사는 경찰이나 검찰에 의존하고 있지만, 전문성이 부족하거나 수사 인력의 한계로 인해 실효성이 떨어진다. 반면 공단은 의료기관 운영 실태, 진료비 청구 내역 등 사무장 병원의 특징을 누구보다 잘 파악하고 있으며, 자체 조사 역량도 갖추고 있다.

특사경이 도입되면 공단 직원이 직접 수사권을 가지고 현장 조사와 증거 수집, 체포 등 강제력을 동반한 법 집행이 가능해진다. 이는 사무장 병원의 조기 적발과 재정 회수율 제고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사무장 병원 근절은 국민의 생명과 직결된 문제이자, 지속 가능한 건강보험 제도를 위한 필수 과제다. 더는 법의 미비와 제도의 한계로 불법 의료기관이 국민의 보험료를 갈취하도록 두어서는 안 된다. 국민이 눈높이에 맞는 강력한 조치가 필요한 지금, 특사경 도입은 그 출발점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