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가 어려워 아우성인데 정부와 여당의 정책은 미약하고 야당의 '민생회복지원금' 정책에는 딴지를 걸고 정파 싸움에 국민들의 시름은 더해간다.

고물가 고금리, 실질임금 감소로 인한 소비 위축으로 실핏줄 소상공 자영업이 죽어나간다. 2023년 한 해 100여만 자영업소가 문을 닫았다. 올해 더 극심하다. 일부는 언제나 경기가 살아날까? 임대료 부담 등 걱정 속에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다.

이렇게 어려운 경제사정 속에서도 국가의 안위와 국민의 생명을 지켜야 할 정부와 여당은 어디에 있나? 어떤 정책을 내놓고 있나? 당장 영업이 안돼 고사 직전인데 채무 연장이나 저금리 전환 같은 돌려 막기식 지원에 그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이 답을 내놨다. 지난 8월 5일 국회 본회의에서 '2024 민생회복지원금(국민 1인당 25만 원~ 35만 원 상당의 지역상품권을 지급, 전체예산 약 13조 원) 특별조치법"안을 통과시켰다.

민생회복지원금 지급 논리는 간단하다. 일정기간 내에 지역 소상공인 자영업체에서 상품권을 소비, 각종 생활물품이나 식품 등을 사게 되면 소상공인뿐 아니라 관련 기업 생산업체들 일감이 늘어나고 일이 늘어나면 일자리가 창출되는 등 돌고 돌면서 커지는 경제 활성화를 꾀하고자 하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지하수를 끌어올리는 수동식 펌프에 물을 넣고 펌프질을 하면 지하에서 물이 따라 올라오는 '마중물' 역할이라고도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코로나 팬데믹 때 실시 전 세계에서 가장 우수하게 코로나를 극복하게 된 원동력이 됐다. 다른 나라들에서도 경제가 어려우면 실시한다. 최근에는 싱가포르에서 실시했다고 한다.

하지만 국민의 힘은 '민생회복지원금 특조법' 표결에 앞서 필리버스터를 진행하며 막아섰다. 윤석열 대통령이 재의요구(거부권)를 시사하고 있어 성사되기에는 산 넘어 산이다.

국민의 힘 등 보수주의자들의 반대 논리는 "재원에 비해 효과가 크지 않을 것" 또는 '보편적 복지' 문제, '예산은 정부가 세우는 것인데 입법부 강제 입법은 위법' 우려, '물가 상승 우려', '국가채무 부담' '미래세대에 부담' 등이 이유다.

이를 반론하자면 ▲민생회복지원금 효과가 크지 않더라도 추진하고 봐야 한다. 코로나 팬데믹 당시 국민 대다수가 흡족함을 느꼈다. 국민들이 행복했다면 큰 효과다. ▲ '보편적 복지' 문제는 세금은 부자가 더 낸다. 차별하면 안 된다. 본인들이 받기 껄끄러우면 받지 말고 국고에 귀속시키면 된다. ▲ 입법부가 예산을 세운 것은 결국 정부가 승인해야 하고 법에 따라 의결했다면 문제없다.▲ '물가 상승률 인상 우려'에 대해서는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자신들의 주장에 반해 논할 가치가 없다.

또한▲'국가채무 상승'과 '미래세대에 빚을 넘겨줄 것이다'라는 논리는 허구다. 보수언론들이 진보정권 때만 되면 논란을 키우는 사안이다. 문 정부 국내총생산(GDP) 대비 채무비율 40%가 넘을 때 나라가 망할 것처럼 떠들어 대던 언론들 다 어디 갔는지? 윤 정부 들어 2년여 만에 국가 채무 50%가 넘었고 한국은행 단기채도 100조 이상에도 조용하다.

윤 정부는 법인세와 상속세 등 부자 감세로 세수가 작년에 60조 이상 올 연말까지는 100조에 이를 것이라는 분석까지 나온다. 재정 적자가 그만큼 커진다. 정부여당의 국채 상승을 이유로 민생회복지원금 반대 논리는 허구다.

나라나 개인이나 빚이 많으면 좋을 리는 없다. 하지만 빚보다 자산이 더 많으면 크게 문제될 것이 없다. 국채도 마찬가지다. 세수보다 세출이 더 많으면 차입하여 사용한다. 빚을 지더라도 투자 성격이라면 큰 문제 될 것이 없다.

세계 경제 대국 미국은 작년 기준 국채가 GDP의 146%, 일본은 263%%, 이탈리아 143.5%, 프랑스와 스페인 각각 113%, 영국 101%, 인도 83%, 중국 71.5%, 독일 65.7% 등 우리나라는 50%를 넘어섰다. 보수언론이나 보수주의자들의 '빚 가중, 미래세대 부담' 등 논리라면 이들 국가들은 망했어도 진작에 망했어야 했다. 하지만 건재하다. 세계에서 채무 비율이 낮은 나라들 대부분은 발전이 늦은 경제적 어려운 국가들이다.

투자할 때 투자할 줄 알아야 경제대국이 될 수 있다는 논리다. 투자 없는 발전은 없다. 민생을 살리는 것도 경제를 살리는 투자다. 미래 한국경제에 견인차 역할이 될 것이다. 정부와 여당은 저급한 민생회복지원 반대 논리를 펴면서 정파싸움만 골몰할 것이 아니라 대안을 내놓고 정쟁해야 한다.

윤석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경우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은 또 재 의결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며 재적의원(300명) 대비 200표 이상을 얻어야 하므로 국민의힘(108명)이 반대할 경우 '민생회복지원금 특보법'은 폐기된다.

국민들은 어려워 죽겠다고 하는데 안타깝다. 정부와 여당은 야당의 정책 탓만 할 것이 아니라 지금이라도 경제 불황 타계 방안이나 대안을 내놓고 국민들의 안위를 보살펴 주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