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내 사거리, 시장 주변, 전철역전 앞 등 번화가마다 정당 현수막이 난립 볼썽사납다.

이는 정부가 지난해 12월 정당현수막 관련 정당의 정책이나 정치적 현안을 표시 설치하는 경우 규격이나 수량 등 허가나 신고할 필요 없이 금지 제한을 적용받지 않도록 하는 옥외광고물법 시행(2022.12.8) 이후 더욱 늘어났다.

이러다 보니 대형 정당현수막이 도시 곳곳에 번화가마다 난립하여 도시미관을 해치는 것은 물론 인도의 보행자나 도로 차량 등 안전이 위협을 받고 바람이라도 좀 부는 날이면 펄럭이는 것이 무서울 정도다.

여기에 정당현수막 글 내용은 가관이다. 정당의 정책이나 좋은 정보는 적고 사실확인도 안된 의혹을 기술하거나 상대를 헐뜯거나 혐오, 비방, 모욕, 조롱조 등 문구들로 상대를 공격하는 내용이 너무 많다.

결국 정당현수막 설치로 인한 도시미관 저해 민원 및 사고 발생 등 부작용이 나타났다. 이에 지난 5월 행안부는 개선책으로 '정당현수막 설치 가이드라인'을 설정하여 시행했다.

'가이드라인' 주요 내용은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어린이·노인·장애인 보호구역에 정당현수막 설치를 금지하고, 보행자가 통행하거나 차량 운전자의 시야 방해 우려가 있는 곳에서는 끈의 가장 낮은 부분이 2m 이상이 되도록 설치해야 한다.

또한 정당 외의 단체명이나 지역위원회장 · 당원협의회장이 아닌 일반당원 이름이 표기된 현수막은 통상적 정당활동에 따른 현수막이 아닌 것으로 보고 설치를 금지했다.

만약 이를 위반한 정당현수막은 해당 지방자치단체에서 철거할 수 있도록 하였다. 하지만 여전히 정당현수막이 학교 주변 어린이 보호구역 내에 설치돼 있으며 개선되지 않고 있다.

현수막은 저렴한 비용으로 홍보할 수 있는 수단이다. 하지만 일반인들은 도시미관 및 안전 위협으로 금지하고 있다, 그만큼 정당현수막도 도시 미관이나 시민 안전에 저해가 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설치해야 한다.

이러한 무분별한 정당현수막 홍보로 얼마나 정치적 이득을 얻을 수 있는지 모르겠으나 도시미관을 해치고 안전 위협, 청소년들에게는 파괴적 정서, 시민들에게는 짜증과 불쾌감, 정치를 외면하게 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급기야 인천광역시가 칼을 빼 들었다. 전국에서 최초 정당현수막 난립을 규제하는 내용의 ‘옥외광고물 조례 개정안'을 시의회에 제출 지난 6월 5일 의회에서 통과 됐다. 그러나 행안부가 상위법에 위배된다며 재의를 요구했다.

그런데도 인천시는 가치판단, 행안부 재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기로 하고 6월 8일 자 조례안을 공포 시행에 들어갔다. 정부 정책에 반기를 든 것이다.

인천시 옥외광고물 조례 개정 주요 내용은 정당현수막이라도 지정 게시대에만 게시하도록 하고, 현수막의 개수는 공직선거법에 따른 국회의원 선거구별 4개 이하여야 하고, 현수막에 혐오·비방의 내용이 없도록 하는 등 3가지 내용을 담고 있다.

물론 행안부가 재의 요구 위배에 대해 집행정지 명령이나 소송을 제기할 수 있으나 인천시의 시민의 안전과 깨끗한 거리를 위한 소신 있는 행정은 시민들로부터 박수를 받을 것이다.

정당현수막의 난립은 전국적으로 몸살이다. 정부의 대책은 묘연하다. 국회 6명 의원이 관련법안을 발의했으나 통과 기미가 없다.

그렇다면 인천시의 '옥외광고물 개정안'을 본(本)으로 강력 추천한다. 경기도와 부천시는 물론 전국적으로 정당현수막에 대한 기준을 마련 지방조례로라도 도시의 아름다운 전경을 살려줄 것을 촉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