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시 공공병원설립 시민추진위원회가 오는 6월부터 조례안을 만들어 9월부터 주민발의조례 서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지난 30일 부천시의회 대회의실에서 열린 '공공병원이 바꿀 부천시의 미래: 우리에게 필요한 환대와 돌봄의 병원' 토론회에서 서이슬 공동집행위원장은 "시민추진위원회는 39개 회원단체가 있고 100여 명 시민서포터즈가 있다. 누구나 참여 가능하다. 시민행동 1000과 함께 주민 발의를 할 예정이다. 주민발의는 서명 개시 3개월 안에 5,400여 명 연서명이 필요하다"며 시민행동 1000에 먼저 함께 해달라고 당부했다.

이날 토론회는 시민추진위 조규석 공동대표가 좌장으로, 서울시립대 도시보건대학원 나백주 교수가 발제, 인천의료원 조승연 원장, 이미숙 전 보건의료노조 부위원장, 공공의료성남시민행동 백승우 대표, 서이슬 시민추진위 공동집행위원장이 토론에 나섰다.

조규석 공동대표는 "의료계가 돈을 쫓는 작은 과로 모여지고 있고 중요한 과는 비어지는 문제가 지역에는 더 심해지고 있다. 의사로 있으면서 이렇게 의료 문제가 크게 나타난 적이 처음인 것 같다. 해결방법도 보이지 않고 답답함을 느낀다. 의료문제에만 국한된다기 보다 정치사회적 문제가 더 모순 되면서 보건의료 문제도 드러나는 것 같다"며 "20년이 지나도 시민추진위는 유지될 것이다. 가을 쯤 공공병원 설립 조례제정을 주민발의로 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이날 나백주 교수는 '위기의 한국 보건의료, 공공병원이 바꿀 미래' 발제에서 “질병 초기부터 알아차리고 이후 돌봄까지 하는 것을 보건 공공성으로 봐야 한다. 개별 의사들이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체계로 봤을 때 비어있는 부분이 많고 어디가 비었는지도 모르는 경우가 있다”며 보건의료 공공성이 후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공공성 재정적 장벽을 허물기 위해 건강보험이 있지만 취약, 예방 의료는 의료 전달 체계가 있어야 하고 보건소, 의원, 병원, 대학병원, 종합병원 등 긴밀한 연결이 필요하다. 하지만 한국 병원은 경쟁 체제고 협조적이지 않다”고 덧붙였다.

또한 "경증환자가 상급종합병원에 몰리면서 세부 분과 의료 전문의가 많아지고 종합적으로 일반진료를 하는 의사들이 줄고 있다. 이로 인해 시간도, 돈도 많이 든다. 정부는 이러한 것들을 개선하기 위한 정책을 냈지만 잘 되고 있지 않다. 사회서비스 투자를 적게 하기 때문이다. 의료는 방조하면 상품성만 강조된다. 정책적으로 공공성을 강조하면 인권까지 보장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나 교수는 “공공병원을 만든다는 것은 의료에 대한 필요를 찾고 지역 연계를 통해 건강하게 살 수 있도록 하는 거점이다. 상급병원 의존도를 내리고 필수 진료를 강화하는 것이다. 또한 경영손실에 대해 재정적 지원을 해서 인력 구조에 대한 문제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병원 1층에 카페가 아닌 진료비 상담 센터를 설치해 진료비 걱정없게 해야 하고, 응급실도 소아, 정신, 일반 응급으로 하고 긴급 상담실도 별도 설치 해야 한다. 또 지역 보건기관과 연계하는 별도 부서도 필요하다. 만성질환으로 인해 전반적으로 검사를 받고 싶은데 하루만에 해주는 병원이 없다. 청소년 건강, 노동자, 어린이 건강센터, 무장애 공간 등이 설계되어야 한다"며 "건강할 권리를 시민들이 인식하는 것이 출발이다. 노력하고 찾아서 공공의료 기관과 예산을 만들어서 공동체 건강 수준을 높이는 것이 공공의료 첫 걸음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인천의료원 조승연 원장은 "한국 의료비가 20%가 비효율, 낭비성 지출로 나타났다. 돈을 번 곳은 상급종합병원밖에 없고 다 적자다. 소아과는 부족하다. 지방의료원은 의사 정원도 부족한데 채우지도 못한다. 의사 연봉 4억 ~ 5억은 기본이 되었다. 인천의료원도 신장내과의 못 구해서 인공신장실 운영 못하고 있다"며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이어 "지방의료원은 지역주민을 위한 1차적 병원이다. 돈이 없다고 수술을 안하고, 치료를 안하고 쫓아내는 경우가 없다. 또 여러가지 정부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원격진료 또한 공공성이 부족하기 때문에 우려가 많다. 전국에 공공병원 30개만 있어도 이러한 것들을 시범사업으로 해 후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보건의료노조 이미숙 전 부위원장은 "병원 인력이 부족해 전인(全人) 의료가 될 수 없다. 의사나 간호사나 늘 피곤에 시달린다. 환자 케어도 잘 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건강보험에서 수가를 보장해 급여를 책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공공의료성남시민행동 백승우 대표는 "성남의료원 개원 이후 국민의힘 시장이 되면서 어려워지고 있다. 공공병원을 민간위탁하려고 조례 개정을 하려고 하고 시민들에게 홍보하고 있다. 의사만 22명이 나갔다. 안정성이 보장안되고 오래 근무할 수 있는 환경이 안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이어 "공공병원을 개원까지 10년 걸렸다. 개원만 하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운영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시민위원회는 형식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별도로 시민 조직을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서이슬 공동집행위원장은 "사람들이 거주하는 이유는 교육과 의료가 큰 것 같다. 저도 그래서 부천으로 이사를 왔다. 그런데 아이가 선천성 희소질환이 있어서 상급병원 가서 진료를 받을 수 밖에 없고 자주 가서 관찰해야 하는 상황이다. 그런데 경증환자들이 상급병원에 많이 와서 제 때 진료도 못 받고, 의사도 바빠서 아이 성장 관련 이야기를 할 시간도 없다. 또 노후준비가 없는 가난한 부모님 때문에라도 공공의료가 필요하다. 병원에서 환자는 빨리 처리해야 하는 일거리 취급을 받는다. 환대와 돌봄의 병원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에 살 때 비영리 아동전문병원을 가게 되었다. 정말 가난한 상태여서 돈이 없었는데 진료비가 무료였다. 주에서 만든 비영리고, 대학병원과 연계해 최고 전문의들을 보유하고 있었다. 미국은 의료시스템이 엉망인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비영리 병원이어서 가능했던 것 같다. 가족친화적으로 대해줘 아이들이 병원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없다. 또 지역사회와 협업으로 급하게 들어온 부모들에게 식사를 제공하는 봉사활동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대전 공공어린이재활병원, 성남의료원, 서울 시민공감응급실 등을 사례로 들며 "다른 나라와 지역에서 하니까 부천에서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시민 관심과 힘이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시민추진위는 자체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 결과를 발표했다. 총 227명이 참여한 이번 설문조사에서 코로나19 이후 공공병원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냐는 질문엔 그렇다가 88.4%로 나타났다. 또한 공공병원에 바라는 점은 과잉진료 없고 친절하고, 믿음이 가고, 환자 중심으로 생각하는 든든한 병원이었으면 좋겠다는 응답이 많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