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시의회 곽내경 의원(한국당 재문위)이 최근 시 집행부에 빚(채무)이라도 내서 도시계획상 미집행 공원 용지 등을 매입하라는 취지의 발언을 해 논란이 예상된다.

▲부천시의회 재정문화위원회(위원장 김병전)

시 집행부가 지방채 발행을 한다고 하더라도 막고 꼼꼼히 따져야 할 시의회가 앞장서서, 재문위 김병전 위원장과 최성운 위원(도교위), 박정산(재문위) 위원까지 동조한 것으로 알려져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자칫 시 집행부가 맘 놓고 지방채 발행을 할 수 있도록 열어 준 셈이다. 견제하고 감시하는 부천시의회 맞나 의심이 들 정도다.

곽내경 의원의 문제 발언은 이미 지난해 6월 이전(7대)의회 행정사무감사 당시 원정은 의원과 한선재 의원이 주장했던 내용을 재탕한 것이다. 그동안 정부와 광역시도, 국회 등 대책으로 상황이 달라졌다. 이를 고려치 않고 선배 의원의 내용을 베낀 듯한 발언은 초선 의원답지 않고, 신선함이 보이지 않는다.

곽내경 의원은 최근 시 집행부 행정사무 감사에서 장기 미집행 도시공원 용지 2020년 일몰제 도래 관련 "정부가 공원(용지) 매입 시 지방채 발행에 있어 50% 지원을 발표한 부분을 아느냐"며 "지방채 발행을 적극적으로 검토할 것"과 또 중동 공유재산 매각을 통해 시 채무를 갚은 것과 관련해서는 "정치적 이벤트"로 치부했다.

이는 지난해 6월 7대 의회 당시 원정은 의원이 도교위 행정사무감사에서 "장기 미집행 공원 용지 2020년 일몰제 시행에 따라 부천지역 2,102㎢의 매입을 위해 약 1조9,260억 원의 예산이 필요하다."며 "재원 마련"을 촉구했다. 또 당시 한선재 의원은 ”지방채를 내서라도 미집행 시설을 조기 매입해야 한다."며 "공유재산 팔아 부채 갚는 일은 초딩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곽 의원(8대)과 원정은.한선재 전 의원(6대)의 발언을 비교해 보면 거의 같은 내용이다.

물론 하루라도 빨리 매입하면 손해 볼 것은 없다. 하지만 부천시는 2000년 7월 이후 장기미집행시설 내 대지에 대한 매수 청구제도를 운영했지만 2017년 말까지 대상의 5% 매수에 그쳤다. 소유권자들이 팔기보다는 도시계획지정 해제를 바라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부천시에 미집행 공원용지는 대부분 임야나 전답으로 주거지내에는 소규모에 불과하며 2018년도 기준 부천시 1인당 공원녹지 면적은 6.8㎡로 법정 기준 6㎡를 넘어섰다.

부천시 공원·녹지 등 장기 미집행 용지가 96개소에 94만836㎡로 이 중 약 50만㎡가 넘는 면적이 국공유지, 나머지 45만여㎡만 매입한다고 하더라도 부천시 관계자는 1조 원이 넘고 총 공원화 할 경우 시설비 포함 2조 원대에 달한다는 것이다. 부천시 1년 예산에 버금가는 예산이다.

이는 부천뿐인 아닌 수도권 광역 및 기초 지자체 전반적인 현안 사항이다.

이에 정부와 광역시도, 국회 등 장기미집행 도시공원지정 용지와 관련 2020년 일몰제 도래에 따른 다양한 해법을 내놓고 있다. 사유지의 경우 70% 공원으로 기부채납 시 30% 개발권을 주는 방안, 경기도와 경기도의회 지속적인 대책 논의, 국회는 임대 공원화 하는 내용의 관련법 개정 5월 공포 시행되는 등 시시각각 상황이 달라지고 있다.

따라서 심의를 위한 질문하려면, 좀 더 세심한 자료와 진행 상황을 알아보고 발언했으면 한다.

물론 빚도 형편에 따라서는 질 수 있다. 투자 등 생산적이거나 부득이 필요할 때는 어쩔 수 없다. 하지만 가정이나 기업이나 지자체, 국가도 빚(채무) 앞에는 자유가 없다. 이자 부담 등 잘못 운용하면 망하는 길이다.

미국이나 일본 등 선진국 일부 지자체들까지 모라토리엄(빚을 못 갚겠다) 선언 등 망한 선례가 말해준다. 우리나라도 1997년 외환위기로 IMF를 경험한 바 있다. 그 후 우리나라는 미국 등 우방국과 통화 스와프를 맺고 대응하고 있다.

부천시는 7호선이 도시철도로 확정되면서 중동 위브더스테이트 용지를 매각하여 충당하고도 모자라 약 3200억 원의 지방채를 발행한 바 있다. 현재의 중동 리첸시아 용지 매각 일부 상환, 끝내는 중동 문예회관 용지를 매각 20여 년에 걸쳐 최종 상환했다.

빚을 지면 갚기가 쉽지 않다. 자산규모 내에서 효율적으로 살림을 해야 한다. 언제 어려움이 닥칠지, 큰일에 투자해야 할지, 그때를 위해서도 빚을 지면 안 된다.

김만수 전 부천시장의 빚 없는 부천 '채무 제로 부천'을 선포한 지 엊그제인데, 잉크도 마르기 전에 부천시의회가 공공연히 지방채 발행을 제안하고 있어 관심사다.

부천시가 생산성이 높은 기업 유치 등 세수확보를 더욱 강화하는 방안을 통해 차츰 도시환경 개선을 추진해 줄 것을 바라는 마음이다.

한편, 부천시는 2018 제1회 추가경정예산으로 장기미집행공원 토지매입 70억여 원을 부천시의회에 제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