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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18/06/28  김인수 기자 rappains@gmail.com
재개발결정·진행과정, 최소한 인간적이길
6.13 지방선거 시기, 선선함이 찾아온 저녁, 우연히 재개발 지역을 지나다 할머니 세 분을 만났다. 아직도 그 곳에 살고 계시는 분들이었다. 그 분들은 지방선거기간인데도 시장은 물론 지역구 후보 한 명도 재개발 반대 대책위 사무실에 오지 않았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우리도 사람이고 유권자인데 어떻게 한 명도 안 올 수 있냐. 우리는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대책 세워 주겠다고 말만 했지 왜 이러고 있는지, 어떤 어려움이 있는지 들어주는 사람은 하나도 없다.”

재개발 반대 대책위 한 관계자는 “얼마 되지 않는 내 재산을 지키는 것이 이렇게 힘든 나라인지 몰랐다. 재산이 반토막이 나서 저항하면 탄압 당하는지 몰랐다. 이렇게 가혹할 줄 알았다면 동의하지 않았을 것이다. 민간아파트사업이 공익사업이 되고 강제집행 되는 현상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 이런 과정에서 온갖 불법이 일어나고 생활이 피폐해지고 가족공동체가 붕괴된다”며 말도 안되는 일들이 온갖 개발과정에서 일어난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전국철거민협의회가 주거권·생존권·재산권 등 개발 및 토지수용 주민권리를 헌법에 담자는 전국 순회 집회를 열었다. 지난 19일 부천시청 앞에서 열린 집회에서 발언자들은 개인적인 어려움을 넘어 사람이 중심인 개발정책을 요구했다.

“전철협이 있기 전에 대책 없는 강제철거를 당하는 개인이 많았다.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대책을 강구했다. 강제철거 전에 합법적인 집회 시위로 지역 대책위 협상력을 강화했다. 폭력과 부패, 비리, 먹이사슬을 차단하는데 주력했다. 법과 제도를 개선하고 철거민 발생을 최소화 하고자 노력했다.” - 전국철거민협의회 엄익수 공동대표

이들은 시민들이 자신들을 보는 시선에 대해서도 공감하며 전철협과 이호승 전철협 대표를 둘러싼 오해도 해명했다,

“외부시선은 곱지 않을 수 밖에 없다. 보상을 더 받으려는 파렴치한 사람들로 왜곡되고 있다. 현재 개발지역 세입자 피해는 시민들이 공감한다. 하지만 가옥주에 대해서는 공감 못한다. 가옥주들에게도 문제가 있다. 저평가 된 보상에만 눈을 두고, 근본적인 해결에는 나몰라라하고, 해결되면 그냥 빠지고 함께 하지 않는 것이 문제다. 오직 자기문제만 해결해달라는 철거민들에 대한 시선이 곱지 않을 수밖에 없다.”

“이호승 대표가 2007년부터 내부분열, 용역 등에 의해 사기꾼으로 몰렸다. 2017년 법원에서 무죄판결을 받았다. 이호승 대표는 집시법에 의해 구속된 적은 있지만 사업시행처, 시공사, 관련기관과 금품 등으로 연루된 적이 없다. 몇몇 지역대책위가 전철협 기조에 어긋나는 개별행동을 하는데 철저히 가려내서 책임을 물겠다.”

“재개발 조합이나 건설사, 관련 공무원들이 지역주민 분열을 조장하는 것을 많이 봤다. 지역 주민들 중 한 두 명을 선택해 그들에게 많은 금전을 주면서 분열 시키고 있다. 국민의 권리와 인간의 가치를 포기하게 만들고 전철협 순수함마저 왜곡하고 있다. 지역대책위를 분열시키고 왜곡하는 짝퉁 철거민들에 대해 철저히 수사를 촉구할 것이다.”

이들은 재개발에 에 대해 조합과 관련 기관들이 법대로 했다는 것은 ‘나몰라라식 개발농단’이며 공익사업이라는 명목하에 펼치는 개발정책은 박정희 정권 당시 밀어붙이기식 개발을 그대로 하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권력과 자본이 주거권, 생존권, 재산권을 약탈하고 있다는 것을 알리고 싶다. 잘못된 개발정책이 문제다. 지난 세월 그렇게 개발했고 많은 이주민들이 발생했다. 집값도 동시에 상승했다. 없는 살림은 더 없어지고 있는 살림은 피해를 입었다. 대한민국은 개발정책을 바꿀 생각이 없는 것 같다. 사람이 중심이어야 할 개발이 돈만 앞세운 형국이다. 사람 없는 개발은 실패한 개발정책이다.”

“토건세력이 적폐라고 생각한다. 있는 그대로는 보장되어야 하는데 철거민들에게 일방적으로 피해를 준다. 개발지역 인권침해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해 개발지역에서 벌어지는 참상에 대한 실태와 피해사례를 조사 해야한다. 재개발, 재건축 비리에 대해서도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

낙후된 곳을 개발해야 한다는 주민들의 요구, 그것을 받아들이고 허가를 내주는 자치단체, 개발을 진행하는 시공사까지, 따지고 보면 그 누구도 명확하게 잘못했다고 할 수 없다. 개발을 시작하기 전, 공시지가 등 모든 것을 따져보고 주민들과 협의 후 개발 결정을 내려도 된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개발을 반대하면 피해는 시민들이 받게 된다. 자기가 살던 지역이 너무 낙후되어서 깨끗하고 좋게 만든다는데 싫다고 하는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그래서 동의했지만 개발 과정에서 자신이 살던 집 만큼 다른 곳으로 이사갈 수 있게 해야 하는데 그것도 안되고, 그래서 반대한다고 하니 ‘왜 이제와서 너만 반대하냐’는 식으로 밀어붙이고, 그러면서 끝까지 반대하는 사람들은 돈을 더 받으려는 사람들로 몰아가고, 집 근처에는 낯선 사람들이 돌아다니고, 때로는 협박을 당하기도 하고, 개발 과정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흡사 한국전쟁 때 휴전하기 전 조금이라도 공격을 더 해서 협상력을 높이려는 것 때문에 군인들만 죽어나던 현상인 것 같다.

개발 자체를 반대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개발을 결정하는 과정이 문제인 것이다. 투기와 폭력이 난무하는 개발이 문제인 것이다. 개발 경험이 많은 시공사와, 개발을 찬성하는 조합은 그렇다 쳐도 재개발을 반대하는 사람들이 기댈 수 있는 곳은 어디인가. 법대로 하는 것도 좋고 규정대로 하는 것도 좋다. 하지만 시에서도 개발을 하도록 인가를 냈으면 어떤 시민도 피해가 없게끔 끝까지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최소한 개발을 결정하고 진행하는 과정이 인간적이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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