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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26/10/15  계 경 석 기자 miskye@naver.com
인천 흉기 난동 사건 계기로 보호관찰 제도 개선 국민 안전 지켜야
보호관찰관 한 명에게 수십 명의 안전을 맡길 수 있는가
최근 인천 구월동에서 전자발찌를 착용한 남성이 흉기를 휘둘러 시민들이 다치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보호관찰 제도의 한계가 다시 제기되고 있다. 전자발찌를 착용하고 보호관찰을 받는 상황에서도 강력범죄가 발생했다는 사실은 범죄자 관리와 재범 예방 체계를 근본적으로 점검해야 할 필요성을 보여준다.

필자는 부천보호관찰소에서 약 5년간 민간 보호관찰원으로 봉사활동을 하며 제도의 역할과 현장의 어려움을 경험했다. 보호관찰은 범죄자의 사회 복귀를 돕고 재범을 예방하는 중요한 제도다. 그러나 이를 효과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인력과 체계적인 지역 관리망이 뒷받침돼야 한다.

보호관찰관은 대상자의 면담과 주거지 방문, 준수사항 확인, 상담과 지도, 재범 위험 평가 등 다양한 업무를 수행한다. 대상자의 생활환경과 심리 상태를 살피고 위험 징후를 조기에 발견하는 것이 핵심이다. 하지만 보호관찰관 한 명이 수십 명에서 많게는 100명 이상의 대상자를 관리하는 현실에서는 개별 대상자에게 충분한 시간과 관심을 쏟기 어렵다.

법무부가 2025년 12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보호관찰관 1인당 담당 사건은 평균 98.3건으로, 비교 대상인 주요 6개국 평균 32.4건보다 상당히 많았다. 특히 재범 위험이 높은 대상자에게는 집중적인 관리가 필요하지만, 인력이 부족하면 이러한 역할을 충분히 수행하기 어렵다. 이는 담당자의 개인적인 노력만으로 해결할 수 없는 구조적인 문제다.

지역별 관리체계도 개선해야 한다. 보호관찰소가 설치되지 않은 지역에서는 대상자 관리와 현장 대응에 어려움이 발생할 수 있다. 모든 기초지방자치단체에 독립된 보호관찰소를 설치하기 어렵다면, 대상자 수와 지역별 위험도, 이동 거리 등을 고려해 출장소와 지역 거점센터를 확충할 필요가 있다. 지방자치단체와 경찰, 복지기관, 정신건강 관련 기관 간 협력체계도 강화해 위험 징후가 발견됐을 때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

민간 보호관찰원에 대한 지원 확대 역시 중요한 과제다. 민간 보호관찰원은 범법 청소년 상담과 선도, 생활지도, 봉사활동 현장 관리 등을 통해 공공 인력의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고 있다. 필자의 경험에 비춰 보더라도 이들의 활동은 대상자가 건전한 사회생활을 이어가도록 돕는 데 의미가 있다.

다만 민간 봉사자에게 전문적인 위험 판단이나 강제적인 감독까지 맡길 수는 없다. 법적 권한과 전문성이 필요한 업무는 보호관찰관이 책임지고, 민간 인력은 상담과 선도, 사회복귀 지원 및 지역사회 연계에 집중해야 한다. 이를 위해 체계적인 교육과 보수교육을 실시하고 교통비·활동비 등 실비 지원과 안전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민간의 봉사정신에만 의존하지 말고 공공의 책임 아래 지속 가능한 협력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보호관찰 제도의 성과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법무부 자료에 따르면 보호관찰 대상자의 재범률은 2020년 7.27%에서 2024년 6.38%로 낮아졌다. 물론 재범률은 대상자의 특성과 범죄 유형 등 여러 요인의 영향을 받으므로 수치만으로 제도의 효과를 단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재범 예방과 사회 복귀 지원을 위한 보호관찰의 중요성은 분명하다. 일정한 성과가 있다고 해서 현재의 인력과 관리체계에 안주해서는 안 된다.

전자발찌 역시 대상자의 위치를 확인하고 이동 제한 위반을 파악하는 데 도움을 주는 장치이지, 범행 자체를 완벽하게 막는 수단은 아니다. 따라서 전자감독은 정기적인 면담과 위험도 평가, 현장 확인, 상담·치료 연계, 관계기관 간 협력으로 보완해야 한다. 이번 사건도 담당자 개인의 책임을 성급하게 단정하기보다 당시 위험 징후와 관리 절차, 기관의 대응체계 전반을 객관적으로 살펴봐야 한다.

정부와 국회는 보호관찰관을 단계적으로 증원하고, 대상자의 위험도와 업무 난도를 반영한 적정 담당 인원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 아울러 지역 거점 확충과 민간 보호관찰원 지원을 병행하고, 고위험 대상자에 대한 집중 관리와 위기 대응 절차를 강화해야 한다. 보호관찰의 성과 역시 재범률뿐 아니라 위험 징후에 대한 대응, 상담·치료 연계, 사회복귀 지원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할 필요가 있다.

범죄가 발생한 뒤 처벌하는 일만큼이나 범죄 발생 전에 위험을 발견하고 예방하는 일이 중요하다. 보호관찰관 증원과 지역 관리망 확충, 민간 보호관찰원에 대한 지원은 단순한 행정 비용이 아니라 재범을 예방하고 범죄 피해를 줄이기 위한 사회적 투자다.

이번 사건을 일회성 대책이나 단속 강화로 마무리해서는 안 된다. 보호관찰 제도의 구조적 한계를 개선하고 현장에서 실질적으로 작동하는 범죄 예방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국민의 안전은 현장 담당자의 헌신만으로 지켜지는 것이 아니다. 충분한 인력과 제도적 지원, 공공과 민간의 협력이 뒷받침될 때 비로소 더욱 안전한 사회를 만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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