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시가 36개 동에서 10개 광역동으로 축소되면서 36개 동의 주민자치위원회도 동주민지원센터의 마을회와 광역동의 주민자치회로 2원화 새롭게 출발했다.

이에 IBS뉴스는 10개 광역동 주민자치회장을 대상으로 인터뷰를 실시하고 있다. 이번에는 심곡동 신상현 주민자치회 회장을 만나 지역현안 등을 들어 보았다.

신상현 회장은 "주민들과의 소통을 위한 공간과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지난 21일 심곡동의 한 카페에서 신상현 주민자치회장은 개인적으로 가족공감네트워크라는 비영리단체를 운영하고 있다. 가족공감네트워크는 지역에 있는 사람들과 마을에서 필요한 것을 찾아내고,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의미에서 시작됐다.

Q. 가족공감네트워크라는 곳을 하고 있는데, 어떤 곳인가?
신상현 회장은 "같이 지역에 관한 공부도 하고, 지역에 있는 일을 할 때 회의도 하는 공간이다. 마을활동을 하면서 할동가들이 편안히 모일 수 있는 공간, 회의도 언제든지 할 수 있는 공간, 이런 곳이 필요해서 시작하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신 회장은 "가족공감네트워크안에 작은 홀씨도서관에 마을관련 서적을 중심으로 천여권 정도 있다. 또한 여기는 여성들이 많이 모이다 보니 여성친화적인 사업들도 있어, 수공예 사업으로 문화예술관련 여성사업단 활동도 하시고, 마을 축제도 3년간 꾸준히 하다 보니 동네에 돌아다니면 '공원 선생님이다'라고 알아보고 인사를 해서 우리만 만 좋아서 했던 일이 아니구나, 주민들도 같이 즐겼구나 생각돼서 의미 깊었다고 생각 들었다."

Q. 마을활동을 하게 된 계기는?
"어머님이 고등학교 교장선생님이셨는데, 제가 미국에서 한국으로 돌아왔을때 지역사회학교에서 처음 평생교육원이 생겼었다. 그때 어머님이 (평생교육원)가서 자원봉사하라고 했던 것이 마을활동을 하게 된 계기가 되었고, 지금까지 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신 회장은 이어 "저도 사람에 대한 관심이 많고, 교육프로그램 기획운영 쪽에 있었는데 더욱 부딪히고 싶어서 원미동에서 시작한 것이 어렵지만 재미는 훨씬 있다. 수익을 내거나 돈은 안되지만 공간(가족공감네트워크)을 하면서 한 달에 한 두번 비싼 밥 한끼 안 먹으면 모아지는 돈으로 공간을 운영해보면 좋겠다. 그런데 그렇게 부담스러운 일이지는 몰랐다. 그래도 의미 있게 왔다"고 말했다.

Q.도시재생일을 하시는데?
"도시재생사업이 주민이 참여하고 주도적으로 이루어져야 하는 사업이라고 목표가 세워져 있는데, 실질적으로는 실행계획이 세워질때까지는 주민참여가 많지만 실행계획 이후 주민의 참여가 제한적이다. 어떻게 되는지, 이런 과정을 주민들에게 공유를 하고 싶은데 제한적으로 바뀌는 것이 아쉽다. 행정적인 입장도 이해하지만 행정과 예산의 과정을 주민들은 잘 모르니까 그런 과정을 공유하고 제공이 되었을 때 주민들의 불만이 없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신 회장은 "저는 주민회장이니까 어떤 의결이 필요하거나 의견수렴이 필요하게 되면 부르기는 할 텐데 제 의견이 모든 주민들의 의견은 아니다. 어쨌든 일부 위원들이 뽑아준 대표자이지, 주민 모두가 뽑은 대표가 아니어서 한마디 한마디 하기가 조심스럽기도 해서 진행과정이나 사전 홍보들을 주민들에게 좀 더 배려해서 민원이나 집단민원으로 발생이 되지 않게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Q. 심곡동 시급하게 처리할 현안
"지난해에 5개 동이 주민토론회를 한 적이 있었는데, 각 동에서 나온 문제 중에서 가장 큰 문제로 쓰레기와 불법주차 두 가지가 나왔는데, 주차문제는 주민이 해결할 수 없지만 해결할 수 있는 주제로 뽑다 보니 쓰레기가 나왔다. 그것은 우리 스스로 노력하면 개선이 될 수 있는 부분이잖아요? 그래서 그런 부분이 5개 동이 공감을 했던 내용이었다"고 말했다.

이밖에 신 회장은 심곡천 활성화, 부천역 광장의 노숙자와 관리되지 않은 시설물, 각 동에서의 문제로 소사는 소사역사거리 교통시스템과 도로차선 민원, 원미동은 도시재생사업의 갈등 해소, 재래시장의 청결성과 편의성 등이 개선되어야 할 사항으로 꼽았다.


Q. 광역동으로 바뀌고 나서 주민들의 생각은?
"광역동으로 바뀌기 전에는 민원업무 처리를 했을 때 주민들의 불편한 사항 등 원스톱이라서 좋을 것이다라고 했지만, 실질적으로 이제 주민들도 피부로 와 닿으니 불만을 마을자치로 와서 이야기하신다. 왜냐하면 지원센터는 민원실만 있는 거니까, 결국은 자치회장에게 와서 민원을 넣으시는 거죠. 그런데 현재 자치회장에게는 그런 권한이 없다. 아직 조정되고 관리되어야 할 부분들이 준비가 안돼서 주민들이 혼란스러워하신다"며, 광역동으로 바뀌고 나서 "괜찮아졌다"라고 하는 의견은 한 번도 없었다고 강조했다.

신 회장은 광역동으로 바뀌고 나서 가장 불편한 점으로 생활권이 아닌 선거구로 선택했다는 것을 지적했다. 신 회장은 "다행히 심곡동은 5개 동이 둘러싸여 있지만, 다른 동은 경인로 경계로 넘어가서 행정업무를 봐야 하는데, 기존에 걸어서 했던 것을 택시나 버스를 타고 가서 해야 하는 상황을 주민들은 불편해하신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 불편함을 민원 때 온전히 공무원들이 그걸 다 받아야 하는 상황이어서 주민은 우리가 살짝 개입해 풀어드리는 역할을 하는데 그게 아쉽다. 전국 최초 광역동이니까 시행착오는 당연히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그래서 사전에 연습도 하고 점검도 필요한 상황이었는데 그걸 못했으니 일명 '맨땅에 헤딩'이라며, 광역동이 개선되어야 할 부분이 참으로 많다"라고 말했다.

또 신 회장은 이야기 꺼내보고 싶었던 것이 있었다면서 "항간에 마을자치회가 없어질 거라고 말을 하는데, 없어질 수가 없고, 없어지면 안 된다"고 확언했다.

"다른 지자체는 그 동이 그냥 자치회이다. 그래서 문제가 없는데, 부천의 경우 주민자치회가 있고, 마을자치회가 있는데 동행적인 구조이고, 서로 협력적인 구조 아니면 주민자치회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일반 주민들이 주민자치회는 상위이고, 마을자치회는 하위그룹이다라고 생각하시는데 그렇지 않다. 수평과 동행구조라는 것을 알아야 하며, 자치회 30명으로는 모든 일을 하기에는 어렵다. 주민의 욕구와 의견수렴이 되려면 마을자치회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아파트가 많은 곳에는 아파트 문화에 맞게, 원도심이 많은 지역은 우리 지역에 맞게 동네마실 마냥 모임도 좀 하면서 해야 하는 구조인 것 같다"며, 이 이야기는 하고 싶었다라고 재차 강조했다.

Q. 마을활동을 하면서 보람 있던 일?
신 회장은 "많지만 한두 가지만 이야기를 하면 문화예술이나 다도에 관심이 많아서 청소년 교육을 많이 했었다. 저희가 학교 밖 청소년들을 교육을 진행하게 되었는데, 학교밖 청소년이 될 위기에 빠질뻔한 아이가 있었다. 그 아이는 저희가 했던 과정을 하면서 학교에 들어가고, 특히 학교에 있는 후배들에게 모범이 돼서 학교에서 나름 스타가 되었다. 그 친구는 결국 대학교도 진학하고, 꿈꾸던 연기활동도 하면서 성장이 된 것이다. 그 친구가 저에게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자기는 집안 사정으로 자존감이 많이 떨어지고, 탈선에 갈뻔했는데, 선생님이 따듯하게 받아주고, 활동을 하면서 자기 자존감이 높아졌다고 이야기를 했다. 그래서 자기도 뭔가를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고, 최근 군대 가기 전까지도 연락이 되었다. 그 친구를 보면서 우리가 더 위로를 받았다. 되게 어려웠던 과정에서 우리가 더 위로받았던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또 하나는 지역에서 가족공감네트워크가 주택처럼 되어있어, 사회복지사 상담을 하면 공개된 곳에서 상담을 하고 싶어하시지 않은데 따로 방을 내어드려 편안하게 해 드리고 도움이 될 만한 것들을 찾아 오랜 시간을 들여 도움을 드리면 그분들이 저희에게 의지를 하고 카톡으로 논의도 하고 그런 공간이 좋았다. 또, 공모사업으로 원미동 마을 축제를 하게 되었는데, 어르신, 아이들을 둔 부모님, 다문화가정 등 매달 나오시고 다음 달에는 무엇을 할지 궁금해하시고 기다리신다. 그런데 축제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저희가 마을일을 하는구나 아시게 돼서 지역 현안문제를 가지고 오시고, 우리가 직접 주민을 만나러 가지 않으면 모를 것들을 들었을 때 이 일을 하는 것이 어쨌든 마을활동가스럽구나 하고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Q. 앞으로 추진하고 싶은 일
"내가 하고 싶은 일이라기보다는 우리에게 필요한 일을 찾아서 해 보고 싶은 것이 제 마음이다. 그 안에서 주민들이 어떤 의견이나 이야기를 편하게 공유가 될 수 있는 온·오프라인 시스템이 필요한 것 같다. 어쨌든 심곡동만큼은 다양한 채널을 만들어 대상별, 영역별, 민·관·기관끼리도 이야기를 해보고 싶다"며, "처음에는 힘들지만 안정만 되면 누구나 자연스럽게 할 수 있는 일이다. 첫 시작이 어려워서 그런 거니까 첫 시작의 물꼬를 터볼까 그런 생각을 한다"고 말하며 인터뷰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