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환상을 가지고 온 나라 한국, 필리핀에서 한국으로 온 다나씨를 만나 자폐아 엄마로, 다문화 가정으로 세상 살아가는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다나씨는 한국에 온지 5년 정도 되었다. 한국에 오게 된 계기가 한국 드라마를 보면서 배우 지진희씨 팬이 되어 한국에 꼭 와보고 싶었다. 따라서 인터넷을 통해 한국에 대해 알아보던 중 신랑과 연락하게 되었고, 신랑이 필리핀에 찾아와 약혼하고 결혼까지 이어지게 되었다.

그러면서 아이를 갖게 되었고 두 아이를 출산하게 되었다. 그런데 아이 아빠는 고정된 일이 아니어서 가계에 도움이 미약한데다 큰 아이는 뒤늦게 자폐아 판정을 받았고 한국말이 서툰 다나씨는 무엇하나 대응하는데도 버거웠다. 현재 첫째 아들은 특수 어린이집에 다니고 둘째 아이는 어려서 엄마와 항상 같이 있는다. 

다나씨는 그동안 다문화지원센터에서 지원받아 한국어를 공부하는 것이 전부, 그나마 시간이 부족해 못 나가는 경우가 많아 아직도 서툴다고 토로했다.

"아이가 다니는 어린이집 선생님이 항상 한국말로 공지나 알림을 알려줘서, 같은 반 엄마들이 해석이나 통역을 해주면서 소통을 해야 하는 점이 가장 불편하다. 또 하나는 은행, 병원, 그리고 주민센터에 일이 있으면 보통은 시아버지랑 같이 가는데, 시아버지가 바쁘셔서 혼자 가면 직원들이 다 한국말로 하고 영어는 안 해서 불편하다. 특히 주민센터는 공공기관인데도 영어를 안해서 불편하다"

한국 오기 전, 그녀의 생활

다나씨는 1남 4녀의 장녀로서 아버지는 목수일을 하셨고 어머니는 재봉사 일을  하셨으나 집은 가난 했다. 필리핀 특히 자신의 집에서는 남자만 대학교 보내는 환경이어서, 자신과 여동생들은 고등학교까지만 나왔다.

집이 어렵다 보니 어머니는 우리 세자매에게 돈벌이 일을 시키셨다. 다나씨는 꽃꽂이 일이 좋아 동생들과 함께 열심히 하여 판매하기도 하였다.

한국사람과 결혼한 계기

다나씨는 결혼전에 필리핀에서 뮤직비디오를 보고 배우 지진희에게 빠졌다고 한다. 그래서 한국으로 가면 지진희를 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생각에 한국에 관심을 가지고 인터넷에서 매칭 사이트로 지금의 남편을 만나게 되었다.

남편이 필리핀에 오게 되었고 약혼까지 하게 되면서 애기를 갖게 되었으며 필리핀에서 첫째아이를 출산했다. 당시 남편은 한국에 있고 자신을 일을 하지 않고 있을때라 돈이 없어 병원비 때문에 걱정하고 어찌할 바를 몰랐는데 급속히 남편이 필리핀으로 날아와 병원비를 지불, 그때 멋있어 보여 결혼까지 하게 되었던 것 같다.

필리핀과 한국 

필리핀은 소매치기 등 범죄도 많은데 한국은 평화스러워 마음대로 돌아다녀도 걱정이 없다. 필리핀에서는 각자 개인적 방이 없어 불편했는데 한국에서는 각자 방이 있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한국에 와서 놀란 것은 택시를 타서 뒷좌석에 앉았을 때 카메라를 옆에 두고 내리려는 찰나, 택시 타려던 손님이 그녀를 부른 뒤, 좌석에 놓인 카메라를 가지고 가라고 붙잡았다.  필리핀에서는 이런 일이 있다면 못 찾거나 가져갔을 거라며, 이런 정직성은 한국을 배워야 할 것 같다.

육아로 힘든 일보다 아이의 미래가 더 걱정

다나씨는 "6살의 첫째 아이가 자폐증으로 아직 말문이 트지 않아 커서 큰소리 칠때마다 말이 서로 통하지 않아 답답하고 화날때가 한두번이 아니고 자신이 죽으면 아이가 어떻게 살아갈지 무슨일을 할  수 있을지 걱정이 태산이라"며 어두운 표정을 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