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시가 2022년 모범납세자로 개인 12명, 법인 13명 등 총 25명을 선정하고 우대 혜택을 준다고 홍보했다. 83만여 시민 중 불과 25명이다. 대다수 시민들은 체납자란 말인가? 세금고지서가 나오는데로 잘 내는 시민들은 의아하다.

부천시는 지난 3일 제56회 납세자의 날을 맞아 관련 조례에 따라 80세 최고령자와 34세 청년 등 개인 12명과 법인 13명 등 총 25명을 모범납세자로 선정하고 모범납세자에게는 △부천시 공영주차장 이용료 면제(1년) △시금고(농협) 대출·예금금리 우대(1년) △시 주간 각종 축제 및 공연에 참여 기회 등 부여, 법인의 경우 △세무조사 면제(3년) △납세담보 면제(1회) 등 우대 혜택이 주어진다고 밝혔다.

모범납세자 기준은 "2022년 1월 1일 현재 지방세 체납사실이 없고, 최근 3년 이상 매년 3건 이상 납부기한 내 전액 납부한 성실납세자 중 세입 재정 운영에 현저하게 기여한 납세자를 대상으로 시 지방세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 선정했다"는 것,

부천시 인구 약 83만 명 중 모범납세자 25명, 나머지 시민들은 세금을 상대적으로 작게 내거나 체납이나 아니면 불량 납세자라는 것인지?

시민 여러분들을 붙잡고 지방세 납부에 대해 물어봤다. 대부분 답변이 "납세 고지서가 나오면 다른 것 보다 먼저 세금을 내고 있다."는 답이다. 일부 체납자를 제외하면 대부분 시민들은 세금을 꼬박꼬박 잘 내고 있다.

이런 것을 볼 때 부천시 모범납세자 선정 기준에 '성실납세자 중 세입 재정운영에 현저하게 기여한 납세자', 즉 세금을 많이 낸 부자들을 대상으로 모범납세자로 선정한 것이 아닌가? 싶다.

시는 모범납세자 제도를 체납 없이 세금 잘 내는 시민들이 존경받고 혜택을 부여 우대하여 성숙한 납세문화 정착을 위해 실시한다고 홍보했다. 하지만 모범납세자 25명 외에 세금의 크기와 관계없이 성실하게 세금을 납부하는 대다수 시민들에게는 배치되는 소식, 불평불만을 살 수 있는 여지다.

혜택을 주려면 세액의 크기와 관계없이 성실납세자들에게 골고루 지원해 주거나 혜택보다는 '부천시민으로 열심히 살면서 세금을 납부해 주어 감사하다. 시민들을 위해 예산을 가치있도록 사용하겠다."라는 감사편지 하나가 더 감동을 주고 효과가 있지 않을까? 싶다.

경기도에서도 성실납세자 선정 안내장이 왔다. 경기도에서는 세액의 크기와 관계없이 체납없이 납부한 경우 대부분 도민들에게 성실납세자로 선정하여 안내장을 보내는 것으로 파악됐다. 부천시 모범납세자 25명 선정과는 배치된다.

경기도 성실납세자 선정 안내문은 "건전한 납세문화를 조성하여 성실납세자가 존중받을 수 있도록 경기도가 앞장서서 노력하겠습니다."라는 내용에 "2022년 성실납세자 인증서"와 함께 우대로 지정병원 입원이나 건강검진 시 5%~20% 혜택 등을 나열했다.

세금은 재산이나 소득의 크기에 따라 액수의 차가 난다. 세금을 좀 더 낸다고 기여도를 따져 모범납세자로 선정하고 세금을 좀 적게 낸다고 편애하는 것은 공정사회로 가는데 반하는 행정이다.

세액이 작거나 많거나 체납없이 잘 낸다면 모두가 성실납세자이며 모범납세자다.

부천시와 부천시의회는 세액의 크기로 모범납세자로 선정할 것이 아니라 세액이 차이와 관계없이 성실하게 납세했다면 누구나 모범납세자가 될 수 있도록 조례를 개정하여 성실한 납세문화가 조성될 수 있도록 촉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