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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21/12/01  ibs뉴스
[기고] 대장동과 부판(蝜蝂)
전 부천시 오정구청장 김인규
지난 9월부터 3개월간 우리 사회를 허탈하게 하고 있는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대장동 개발 의혹과 관련하여 3명이 구속되어 재판을 받게 됐다. 대장동 개발은 28만여 평에 5,900세대를 개발하는 사업으로, 국민 대다수가 특검이 필요하다는 여론 속에 윗선과 돈의 흐름을 밝히지 못하고 1차 수사가 마무리되고 이어 2차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이 사업은 민간 개발이냐 공영 개발이냐에서부터 출발하여 결국 당시 성남시장 이재명 현재 여당의 대통령 후보가 자신이 설계했다고 하면서 민간업체로부터 사익을 취한 것이 없고 각종 의혹으로부터 관련이 없다고 했다.

그러나 야당이나 국민 여론이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아서인지, 지난 11월 22일 이재명 후보는 대장동 문제와 관련하여 “70% 환수했다, 다른 단체장이 못하는 일을 했다, 국민의힘 방해를 뚫고 이 정도 성과를 냈으면 잘한 게 아니냐, 사적 이익 취하지 않았다”는 점만을 주장한 것에 사과했다.

처음 이 문제가 불거졌을 때, 핵심이라는 사람이 구속되고 회사 규모가 작은 참여 업체가 천문학적 이익금을 가져갔는데 설계자이자 사업 인가권자로서 비리 잔치를 예방하지 못함으로써 국민들을 허탈하게 한 점에 대하여 머리 숙여 사과하는 모습을 보였으면 좋았을 것이다. 최고 책임자는 정책 결정에 대한 직접 책임은 물론 도의적 책임을 져야 하는 자리에 있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이 사건을 접하면서 문득 ‘부판’이라는 상상의 곤충 생각이 났다. 이 곤충은 가다가 만나는 물건을 보기만 하면 무조건 들어 올려 등에 짊어지고 간다. 짐이 무거워질수록 고통은 극에 달하지만, 짊어지는 일을 멈추지 않다가 결국 그 짐에 눌려 죽는다는 곤충이다.

당나라 때 문관이자 시인이던 유종원은 더 많은 재산을 갖고 더 높은 관직에 오르기 위해 온갖 수단과 방법을 쓰다가 결국 스스로 파멸에 이르는 어리석은 관료들을 『부판전(蝜蝂傳)』에서 ‘부판’이라는 곤충에 비유했다.

조선 후기 문신 송시열 선생은 그가 노년에 쓴 시 『스스로 경계하다 자경음(自警吟)』에서 “아침저녁으로 걱정하며 이뤄내는 일 / 무거운 짐 진 부판처럼 가엾네”라며 자신의 처지를 부판에 빗대어 말년의 스스로를 질책했다.

“욕심이 잉태한 즉 죄를 낳고 죄가 장성한 즉 사망을 낳느니라.(야고보서 1장 15절)”라고 성경은 일찍이 교훈을 주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욕심이 모든 화(禍)의 근원임을 우리는 잘 알고 있지 않은가.

『주역』에 나오는 괘의 깊은 뜻을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유리하게 해석하여 회사 이름을 짓고, 50억 클럽이니 700억, 1,000억 배분 약속이니 하는 믿기 힘든 말들이 흘러나오는 대장동 개발 의혹 당사자들 마음에 ‘부판’이라는 곤충이 자리 잡고 있는 것은 아닌지.

대장동 사건이 어떻게 마무리될지는 더 지켜봐야겠으나, 다시는 이런 천문학적 돈놀이로 사회를 허탈하게 만드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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