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명·시흥 3기 신도시 내 LH(한국토지주택공사) 일부 직원들이 토지 투기 의혹이 일파만파 공분을 사고 있다.

이는 어제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그동안 단속이 되어도 처벌이 미약, 십수 년 관행처럼 이어져 온 폐습이다. 청렴을 요구받고 있는 진보정부이니까 불거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나라 보수언론으로 편중되어 있는 것을 감안하면 서울시장과 부산시장 보궐선거와 맞물려 장은 커지게 생겼고 문재인 정부는 또 하나의 '적폐 척결' 개혁의 과제를 만났다.

문제는 생산성 사업보다는 아파트나 땅을 사두는 것이 쉽게 돈을 벌어 재산을 증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너도나도 아파트 분양이나 개발지 땅에 불을 켜고 덤벼드는 것이다.

아파트 같은 경우 분양만 받으면 곧바로 몇천만 원, 입주시기 되면 억 단위 수익을 남긴다. 아파트 분양가에 70~80까지 은행 대출이 가능하다 보니 소자본을 가지고도 큰 수익을 남길 수 있다.

토지는 도시나 농촌, 지목, 개발지 등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 다르지만, 가격이 조금이라도 오르면 올랐지 떨어지는 경우는 거의 없다. 매입 후 기간이 오래 걸려 차익이 생기는 맹점이 있다. 그러나 개발계획지구를 사전에 파악하고 토지를 사두면 가까운 시일 내에 수많은 차익을 챙길 수 있기 때문에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이다.

부동산 개발지 지정 및 개발 계획 등 정책을 수립하는 정부나 지자체 등 관계부처나 부서, 도시공사 및 용역사 등 부동산 관련 기관 등 직원들이 유혹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 이번 LH 일부 직원들의 개발지 사전 투기 의혹도 이런 맥락이다.

자본주의 국가에서 아파트를 여러 채 사거나 토지에 투자하는 것을 비난할 수 없다.

하지만 주택이 모자라 아파트가격이 고공 행진 국민이 비싸서 살 수 없다고 아우성인데 국민의 녹을 먹는 공직자가 아파트를 여러 채 사서 투자하는 것 이것은 투기다. 도덕적으로 용납이 안 된다.

또한 이번에 불거진 토지 투기 사건처럼 개발 정보를 사전에 알고 있는 공직자가 자신이나 가족이나 지인을 통해 토지를 사들였다면 이는 국민의 공분을 사고도 남을 일이며 처벌도 감수해야 한다.

문재인 정부는 이번 기회에 아파트 투기나 토지 투기 모두 털고 가야 한다.

광명·시흥 · 대장 등 3기 신도시 개발 예정지뿐 아니라 개발이 완료된 옥길지구, 항동지구, 은계지구 등 전국의 개발 예정지나 개발이 완료된 지역까지 조사해야 한다.

부동산 투기가 진보 정부에서 불거 졌지만, 보수언론들의 나팔은 부동산에 관대했던 보수정부로 향할 수밖에 없다. 앞 보수 정부에서는 부동산 관련 규제를 대부분 풀면서 경기 활성화를 추구했기 때문에 들여다봐야 한다.

지난 2005년 2기 신도시 개발 때에도 유사한 사건이 있었다. 공직자들이 뇌물을 받고 개발제한구역 개발 정보를 투기업자에게 제공 집단으로 땅을 매입 토지형질변경 등 방법으로 시세차익을 얻어 경찰이 수사에 나선 바 있으나 처벌은 미약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심지어 한나라당 시절 한나라당 소속의 한 광역단체장은 당시 개발제한구역 내 자신의 가족 토지가 있는 곳을 개발지로 지정해 줄 것을 국토교통부에 요구 개발지로 지정 시세차익을 3배 가까이 남겼다는 의혹이 제기됐으나 처벌도 없이 무마됐다고 한다.

이러다 보니 일부에선 "LH에서 정년까지 일하는 것보다 땅 투기 한 번으로 돈을 더 벌 수 있다." "잠시 시끄럽다가 지나가고 나면 별것이 아닐 것이라"는 조롱까지 나온다.

이번 LH 직원들은 지난 정부에서도 일했을 것이다. 오랜 관행으로 비춰지는 이유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LH는 물론 부동산 개발을 담당하는 지방도시공사, 정부 고위직과 부동산 관계부처나 지방부서, 국회나 지방의회 여야, 검·판사 등 권력기관, 부동산 개발 용역사 등 부동산 개발을 사전에 인지할 수 있는 모든 기관들은 전수 조사해야 한다.

다만 자신이 대대로 살아온 지역에 농사를 지을 목적이나 건물 축조, 물건 적치 등 필요에 의한 토지를 구입한 경우까지 투기로 몰아서는 안 된다. 세심하게 조사는 해야 되겠지만 또 다른 억울한 사람들을 만드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

부동산 투기 꼬리 자르기 식이나 용두사미식 으로 끝나서는 안 된다. 국민은 눈에 불을 켜고 볼 것이다. 최소한 10년 이전까지 발본색원 투기로 벌어들인 금액에 대해서는 회수하는 등으로 국민에 보고해야 한다.

그리고 국회는 더 이상 공직자들이 부동산 투기에 발붙이지 못하도록 입법을 통해 제도화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