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국회가 후반기 들어 각 당이 당 대표 선출 등 소강상태인 가운데 전열이 갖춰지면 민생은 뒷전이고 차기(21대) 총선에 사활을 건 정쟁만 본격화될 것으로 추정돼 암울해 보인다.

이는 현재 시행 중인 1선거구 1명을 선출하는 소선거구제에 따라 차기 총선을 치를 경우 1여 다야로 야당 특히 지역 기반이 미약한 소수 야당은 극소수당으로 전락하거나 불능 정당이 될 수도 있기 때문에 각 정당이 민생보단 선거제도 개편에 사활을 걸고 나설 가능성이 엿보이기 때문이다.

선거제도 개편은 주로 야권 특히 소수 야당이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으며 현행 소선거구 2~3개 선거구를 통폐합 중대선거구제나 득표율에 따라 배분하는 연동형비례대표제, 권역별 정당 명부 비례대표제 등을 선호한다.

문재인 대통령도 염려가 된 듯, 8월 16일 여야 5당 원내대표 청와대 오찬에서 개인적 소신임을 전재하여 "비례성과 대표성을 제대(연동형 비례대표제나 권역별 정당 명부 비례대표제)로 보장할 수 있는 선거제도 개편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여·야·정 상설협의체 구성, 민생 경제법안 처리, 4.27 남북한 판문점 회담 비준을 통해 차기 평양회담에 힘을 실어줄 것" 등을 요청했다.

이같이 대통령의 간곡한 요청에도 여야는 선거구제 유불리에 따라 오찬이 소화도 되기 전에 딴소리가 나오고 있다. 원만한 국회 처리가 될지 두고 볼 일이다.

선거제도는 현행 소선거구제(1선거구 1명 선출)와 중대선거구제(선거구를 통폐합 2~3명 선출), 연동형 비례대표제(총 의석을 득표율에 따라 배분)와 권역별 정당 명부 비례대표제(지역구와 권역별 정당 후보 1인 2표 투표 방식 ) 등이 있다.

▲소선거구제는 더불어민주당에 이어 자유한국당 등 거대양당이 유리하고 소수 야당은 불리하다.

▲중대선거구제는 2등이나 3등을 해도 당선됨으로써 출마자들은 좋을지 모르나 특히 제1당은 비선호 제도이며 선거구 통폐합에 따른 부작용이 많다. 민주평화당과 바른미래당이 선호할 만한 제도다.

▲연동형 비례대표제와 ▲권역별 정당 명부 비례대표제는 지지율이 높은 소수정당이 선호하는 제도다. 특히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득표율 10%만 얻더라도 총 의석 300석 중 30석을 얻을 수 있다. 특히 정의당 같은 경우 가장 선호하는 제도다.

이렇듯 각 정당들은 유리한 선거제도 쟁취를 위해 소수 야당이라도 야당의 협조 없이는 아무런 안건 하나도 통과시킬 수 없는 국회 여건을 교묘히 선거제도와 연계시켜 정부 정책이 한 발짝도 못 나갈 가능성이 높으며, 특히 내년에는 더욱 심할 것으로 예상한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130석, 자유한국당 113석, 바른미래당 30석, 민주평화당 14석, 정의당 5석을 보수와 진보로 나눠보면 보수(한국당, 미래당)나 진보(민주당, 민평당, 정의당) 양쪽 모두 과반수에 못 미친다. 의석 비중이 어느 쪽으로 기울어질지 나라의 운명이 달려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개혁 입법 등 진보적 성향의 민주평화당이나 정의당, 민중당과 연대 등 처리할 수 있으나 선거제도 개편과 연계될 경우 처리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며 오히려 소선거구제를 선호하는 자유한국당과 개혁 입법을 느슨한 방법으로 고쳐 처리할 공산도 예상된다. '오죽하면 대통령이 도와달라고 요청했을까'하는 생각이다.

결국 갈길 바쁜 정부의 민생경제 및 개혁은 국회 암초에 걸려 20대 국회 후반기 어려운 여정이 될 것으로 예상하며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이 안을 것으로 보인다.

20대 국회 후반기 각 정당은 선거제도 쟁점으로 국민들 피곤하게 하지 말고, 국가정책 일사불란하게 처리하여 나라의 앞날에 장애가 되지 않고 촉망받는 국회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