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S뉴스는 10회에 걸쳐 돌고래(필명)님이 기고한 “나는 삼식이다”를 연재합니다. 글쓴이는 최근 은퇴 아닌 ‘명예퇴직자’가 된 베이비부머 세대 중 한 사람입니다. 명예퇴직 후 10개월간 ‘삼식이(하루 꼬박꼬박 세끼 전부를 집에서 먹는 사람을 일컫는 신조어)’로 살면서도 남들과 ‘남다른’ 활동을 해왔다고 자부하는데요, 바로 자원봉사와 취미활동을 비롯해 가족과의 시간 갖기, 나만의 여행 등의 활동을 통해 자신만의 시간을 꾸려왔습니다. 따라서 이번 연재를 통해 자신의 경험을 같은 상황에 처한 분들에게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습니다. <편집자 주>

본론에 앞서, 지인 분이 읽은 책을 스크랩해 보내준 글로 이야기를 시작해 보려 한다.

“아들 집에 몇일 다니러 온 아버지가 이런 편지를 남기고 돌아갔다. ‘3번아, 잘 지내라, 6번은 간다’ 아들은 사람들에게 물어물어 그 뜻을 풀어냈다. 집안의 1번은 며느리, 2번은 손녀, 3번은 아들, 4번은 강아지, 5번은 파출부 아줌마, 6번은 아버지 본인이라는 의미였다. 그런데 아들은 아버지에게 전화를 걸어 이렇게 이야기 했다. ”아버지, 틀렸어요. 강아지가 3번이고. 제가 4번이에요.””

이 이야기는 내가 회사를 나오기전부터 익히 들었던 내용 중에 하나일 것이다. 이 이야기는 현재의 아버지들의 이야기이자, 강해지고 있는 여권 신장의 한 면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라고 치부하면 그만이다. 하지만 여기서 한 가지 더 이야기를 한다면 ‘삼식이’는 과연 몇 번일까 하는 것이다. 이 질문은 나의 제일 마지막 질문이지만 서두부터 곰곰이 생각해 봤으면 한다.

그럼 지금부터 내 이야기를 풀어내려 한다. 나는 작년 9월30일 월요일 아침 9시에 갑자기 부사장이 내게 와서 명퇴를 결정하였으니 회사를 나가라 통보하여 나왔다. 왜? 임원이었기 때문이다. 여기서 이야기하는 임원은 우리끼리 이야기 할 때는 이렇게 정의를 한다. ‘임시직원’을 줄여서 말하고 있는 것이 임원이라고 말이다.

요사이 한참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비정규직과 임시직원과 어떻게 다르냐고 묻는 다면, 나는 봉급 많이 받는 비정규직이라고 이야기한다. 매면 1년씩 임원 계약은 자동으로 갱신이 되지만, 회계연도 시작하면서 봉급 인상을 위한 협상이 없다면 그 해로 그 목숨은 끝난 것이다. 이렇게 명목상으로는 명퇴이지만 회사에서 짤린(!) 내가 그간 어떻게 삼식이를 면해왔는지 지금부터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그럼 우리가 알고 있는 ‘삼식이’의 정의는 어떠한가? ‘삼식이’는 백수로서 집에 칩거하며 끼를 꼬박꼬박 찾아 먹는 사람“ 라고 네이버 지식iN 오픈국어에 정의되어 있다. 하지만 우리가 회사를 다녔을 때를 회고해보면 아침을 먹고 회사를 출근하고, 점심은 회사에서 먹거나 또는 나가서 점심을 사먹고 가끔 저녁회식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건실한 가장(?)이라면 집에 돌아와서 가족과 단란하게 저녁을 하는 것이 보편적이라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삼식이가 된다는 것은 다만 점심 한 끼 때문이라는 것인데……..

나는 회사를 관두게 되면 이 한 끼 점심을 해결하지 못하여 삼식이, 즉 가정의 천덕꾸러기가 되고 집에 계시는(?) 사모님부터 눈총은 받지 말아야 겠다는 것이 회사를 나오기 전부터의 각오였다. 따라서 내가 어떻게 삼식이가 되지 않고 지금까지 10개월을 살아가고 있는지를 계속해서 풀어 써보려 한다.

<돌고래>